[친절한 쿡기자] KT 강수에 딜레마 빠진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새 가랑이가 걱정되는 이유는?

[친절한 쿡기자] KT 강수에 딜레마 빠진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황새 가랑이가 걱정되는 이유는?

기사승인 2015-05-12 16:01:55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KT가 지난 8일 ‘데이터 선택 요금제’라는 파격적인 상품을 선보여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깜짝 놀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부랴부랴 데이터 사용량 중심 요금제를 내놓겠다고 선언했지만,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 입장에선 결단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1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433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이동통신3사 중에서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LG유플러스는 같은 기간 176명의 가입자가 증가해 뒤를 이었지만, SK텔레콤은 가입자 609명이 감소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KT 관계자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새 요금제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발표 직후부터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일부 고객은 KT로 번호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양사는 패러다임을 선점당한 현 상황을 내버려두면 대규모 고객이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SK텔레콤은 KT가 새 요금제를 발표한 당일 “2만원대 음성 무제한 요금제와 현재보다 저렴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준비 중”이라며 “인가 사업자이기 때문에 미래부와 필요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마무리 단계로 조만간 새 요금제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부터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준비해왔다”며 “조만간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LTE 가입자 수가 많은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와 비교했을 때 쉽사리 KT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1700만명에 달하는 SK텔레콤 LTE 가입자들이 그 이유입니다. 이들이 각각의 통신이용 경향을 따져 저렴한 요금제로 갈아탈 경우 ARPU(가입자당평균매출) 하락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겁니다.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 재무제표에서 KT의 1분기 ARPU는 3만4389원인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ARPU는 각각 3만6313원과 3만5792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동현 사장으로선 영업이익 하락이 부담스러워 의사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최태원 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그룹차원에서의 대응도 쉽지 않은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인가 문제도 걸려 있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빠른 시일 내에 나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적어도 6월 중순 쯤은 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SK는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장동현 SK플래닛 부사장을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냈습니다.

미래부는 SK텔레콤이 제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 대해 보완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K텔레콤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이기 때문에 새 요금제를 출시하려면 미래부 인가를 받아야 합니다.

미래부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SK텔레콤과 미래부가 새 요금제에 대해 계속 협의해 왔으나 최근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는 미흡한 점이 있어서 보완을 요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돌려보낸 요금제는 KT의 요금제와 차이가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SK텔레콤이 준비 중이던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기존 요금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시되지 않은 요금제를 두고 예견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인가 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말하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이탈 방지와 ARPU 방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봉착한 양상입니다. 빠른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어떤 타개책을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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