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 힘입어 알뜰폰은 더욱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데이터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을 전망이다.
21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알뜰폰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사업자가 이통사로부터 망을 빌리는 대가로 내야 하는 도매대가를 음성은 10%, 데이터는 31% 인하하기로 했다. 또 전파사용료 감면도 2016년 9월까지로 1년 연장된다""고 밝혔다.
미래부는 알뜰폰 보급을 더 늘리고, 알뜰폰 업체의 경영난을 덜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한 한 ‘제3차 알뜰폰 활성화 계획’을 마련했다.
2012년 8월 국내에 도입된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망을 임차해 이용자에게 자체 브랜드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통신재판매(MVNO) 서비스를 일컫는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음성 요금은 많이 낮췄지만 데이터 요금은 과거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해진 수준이다. 따라서 값싼 음성요금으로 승부수를 던졌던 알뜰폰 업체들은 이번 도매대가 인하를 활용해 이통3사보다 더 싼 LTE 데이터 요금제나 음성은 적게 쓰고 데이터는 적당히 쓰는 가입자를 고려한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알뜰폰은 저렴한 요금을 앞세워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려 최근 가입자 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알뜰폰은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8.81%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0%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으나, LTE 데이터 상품의 차별성 부족, 공신력 있는 온라인 채널 부재, 애프터서비스 미흡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미래부가 내놓은 이번 활성화 계획은 이런 문제점을 해소해 알뜰폰 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우선 알뜰폰 사업자가 도매제공 의무사업자인 SK텔레콤에 지급하는 망 도매대가를 지난해보다 음성은 10.1%(분당 39.33원→35.37원), 데이터는 31.3%(MB당 9.64원→6.61원)으로 내린다.
미래부는 이번 조처로 소매요금에 비해 음성은 67.2%, 데이터는 87%까지 할인돼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 환경 개선과 저렴한 요금 출시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알뜰폰 업계는 음성보다 데이터 도매대가가 크게 인하된 점을 활용해 기존의 데이터 상품보다 요금은 낮추고 혜택은 올린 요금제를 만들어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음성 무제한이 필요하지 않으면서 데이터를 어느 정도 이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경쟁력 있는 요금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인하된 데이터 도매대가에서는 종량제를 기반으로 한 LTE 상품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정액요금 도매 제공시 기준이 되는 수익배분 비율도 알뜰폰 사업자에 유리하게 바뀐다. 기본료 4만2000원 이하 요금제에서는 현행 55대 45인 알뜰폰과 대형 이동통신사의 배분율을 60대 40으로, 6만2000원 요금제에서는 45대 55를 55대 45로, 7만2000원 이상 요금제에서는 45대 55를 50대 50으로 각각 조정한다. 다만, 기본료 5만2000원 요금제에서는 45대 55인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
미래부는 수익배분 비율 조정으로 알뜰폰 사업자의 주력 분야인 중저가 스마트폰 요금제 설계가 쉬워지고, 아직 2G나 3G 피처폰 위주인 알뜰폰 시장에 3G·4G의 스마트폰 확산이 촉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판매를 지원하는 알뜰폰 허브사이트(www.알뜰폰.kr)도 22일부터 선보인다.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 15개 알뜰폰 사업자가 다양한 알뜰폰 상품을 이 사이트를 매개로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 협회는 알뜰폰 허브사이트 오픈과 알뜰폰 가입자 500만명 돌파를 기념해 다양한 사은행사도 펼친다.
이밖에 알뜰폰 사업자가 이동통신사로부터 대용량 데이터를 사전 구매해 자유롭게 요금제를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 사전구매 제도도 도입된다. 이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 안으로 데이터 이월, 가족간 데이터 공유 등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래부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그동안 도매 제공이 이뤄지지 않던 저가 LTE 맞춤형 요금제,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LTE 선불을 비롯해 최근 출시된 통신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도 알뜰폰에 도매로 제공된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경우 제공 시기와 도매대가 수준 등은 가입자 추이, 이동통신사 수익에 미치는 영향, 알뜰폰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후 결정할 방침이다.
미래부는 허위과장 광고와 불법 텔레마케팅 금지, 명의도용·부당영업 금지 등의 내용을 담아 지난해 11월 발표한 '알뜰폰 이용자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업체들이 얼마나 잘 준수하고 있는지를 올해 하반기 중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조규조 국장은 ""이번 대책으로 알뜰폰 업계의 당면 과제인 경영여건 개선, 차별화된 상품 개발, 온라인 판로 확보, 이용자 신뢰 제고 등이 어느 정도 이뤄질 것""이라며 ""알뜰폰이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확보함으로써 이동전화 시장의 당당한 경쟁주체로 자리잡아 지속적인 통신요금 인하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