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땅콩 회항’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고 구치소 생활을 하다 22일 항소심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된 조현아(41)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서울고법 형사6부 재판부가 판결문을 읽어나가는 동안 고개를 한 번도 들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은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판결문 낭독에 이어 마침내 “조현아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다만 이 형의 집행을 2년간 유예한다”는 주문이 끝나자 고개를 들었다. 변호인단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조 전 부사장은 재판부에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나갔다. 이어 30분 만에 옷을 갈아입고 법원 입구에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구속된 피고인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으면 함께 생활해 온 수감자들과 인사도 하고 짐을 챙기기 위해 구치소에 들른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곧바로 법원에서 나왔다. 집행유예 판결을 어느 정도 예상한 걸로 보인다.
검은색 옷을 입고 나온 그는 법원 입구 앞에 대기하고 있던 수많은 취재진 앞에서 손에 얼굴을 묻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취재진이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조 전 부사장을 둘러싼 수많은 취재진과 이를 뚫고 나가려는 조 전 부사장 측 관계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갔다.
그러나 그는 회사 관계자들로 보이는 이들의 보호를 받으며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던 차에 올라탔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으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피고인을 대신해 사죄드린다. 현재로선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조 전 부사장은 작년 12월 5일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 KE086 일등석 탑승 후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를 문제 삼아 사무장 등에게 폭언·폭행을 하고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을 지시해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로 올 1월 구속기소됐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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