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갓!”…메르스 환자 여행에 난리난 ‘메르스 청정’ 제주도

“오 마이 갓!”…메르스 환자 여행에 난리난 ‘메르스 청정’ 제주도

기사승인 2015-06-18 16: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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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 직전 여행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된 제주도가 비상이 걸렸다. 제주도는 인천, 광주 등과 함께 메르스 확진자가 한 명도 없는 ‘메르스 청정지역’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지난 13일 141번 환자(42)가 확진 판정을 받기 수일 전인 지난 5∼8일에 3박4일 일정으로 가족 등 8명과 함께 제주를 관광하고 돌아갔다는 사실을 최근 중앙대책본부로부터 통보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 환자는 5일에 대한항공 KE1223편(오후 12시15분·승객 317명)을 타고 제주에 도착해 렌터카를 빌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신라호텔로 가서 여장을 풀고 호텔 앞 고깃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날은 호텔 뷔페와 호텔 수영장의 식당, 제주시 해안도로의 한 횟집에서 각각 식사했다. 여행 3일째인 7일에는 호텔 뷔페와 서귀포시 남원읍에 있는 코코몽에코파크, 조천읍에 있는 한 승마장을 돌아다녔다. 마지막 날은 호텔 뷔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제주공항으로 이동해 대한항공 KE1238편(8일·오후 4시·212명)을 타고 귀경했다.

이 환자는 여행 중에 몸이 좋지 않아 혼자서 차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때 이미 메르스 의심 증세가 나왔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며, 사실이라면 ‘전염력’이 있던 시기라는 의미이다. 메르스는 의심 증상이 없을 때는 전염력이 없다.

중앙대책본부도 이날 141번 환자가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제주 여행을 했다고 확인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일 아버지의 정기검진을 위해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들러 응급실 화장실을 이용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증상 발현 기간이 보통 5∼7일인 점을 고려하면 제주 여행 당시 이미 메르스 증상이 발현됐을 가능성이 많다.

제주 여행을 할 때부터 메르스 증상이 발현됐다면 지역사회에 메르스를 전파할 가능성도 커진다.

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이 환자와 2m 이내 거리에 있던 밀접접촉자 34명을 확인하고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신라호텔 직원 31명에 대해 자가격리 하도록 하고, 1차 검사를 하고 있다.

뒤늦게야 이 환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으나 정확한 동선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선을 모두 파악한다고 해도 접촉자를 찾아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메르스 환자가 제주 여행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려지자 방역 당국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 환자는 지난 13일 확진 판정을 받았음에도 중앙대책본부는 5일이나 지나서야 제주도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하는 등 늑장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중앙대책본부는 “처음 역학조사 때에는 본인이 9일부터 증세가 생겼다고 해서 제주도 여행 사실에 대해서 조처를 안 했다. 그런데 주위에서 그분이 기침 등 호흡기증상이 있었다고 해서 신중을 기하기 위해 접촉자 관리에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강홍균 도 소통정책관은 이날 기자실 브리핑에서 “신라호텔에 영업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라호텔은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다. 호텔 수영장에는 물놀이하는 관광객도 눈에 띄었다.

도 메르스 관리대책본부는 17일 오후 11시 30분에 중앙대책본부로터 통보받았지만 15시간이 넘은 현재까지 정확한 동선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환자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메르스 검사를 받던 중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다 퍼뜨리고 다니겠다”며 소란을 부리기도 했으며,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걸쇠를 부수고 진료소를 벗어나 택시를 타고 집에 돌아가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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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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