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암초 만난 이재용, 가시밭 승계구도

엘리엇 암초 만난 이재용, 가시밭 승계구도

기사승인 2015-06-20 02:00:57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엘리엇 암초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권을 높이기 위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난항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발표한 데 대해 미국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엘리엇이 7.12%의 지분을 내세워 합병에 반대를 표명한 것이다.


엘리엇은 합병에 반대 입장을 취하며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총 결의 금지 가처분소송과 자사주 처분금지 가처분소송을 냈다. 주총 결의 금지는 합병 결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를 해 달라는 뜻이며, 자사주 처분 금지는 삼성물산이 ‘백 기사’ KCC에게 5.76%의 자사주를 넘기는 시도를 봉쇄하고 우호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이다. 1:0.35인 지금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었다는 것이 엘리엇의 주장이다. 이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1주가 삼성물산 주식 3주와 맞먹게 책정됐다. 엘리엇은 자산총액을 따져봐도 지난해 기준 삼성물산(29조5058억원)이 제일모직(9조5114억원)의 3배 규모이며, 삼성물산 가치가 가장 낮게 평가될 수 있는 시점에 합병을 발표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삼성물산 지분을 0.35% 가진 네덜란드 연기금도 “현 상태의 합병 비율은 주주들에게 불리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엘리엇은 삼성물산 측에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을 1:1.6으로 높여달라는 제안을 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건설업계의 주 가순자산비율(PBR)이 모두 1배 미만일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삼성물산 주가만 저평가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한 상황이다.


국내법상 삼성의 합병비율은 별다른 하자가 없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합병비율 기준을 주가가 아닌 자산가치로 따진다. 과거 엘리엇이 미국 법원 등에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낸 사례로 볼 때, 엘리엇은 이 문제를 투자자-국가
소송(ISD)로 몰고 갈 가능성도 있다.

삼성의 기존 합병안대로라면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회사의 최대주주가 되어 기업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배권을 강화하게 된다. 제일모직은 이재용 부회장이 23.2%를 가진 최대주주이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주식 4.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병 주주총회 예정일은 내달 17일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은 국내법상 전혀 하자가 없다”며 “상장회사는 합병 시에 주식시장의 시세로 (합병 비율을)
판단하게끔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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