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현섭 기자] 제목이 생뚱맞죠? 박근혜 대통령과 아무 상관도 없는 영화배우 장동건을 같이 거론한 건, 수년 전에 개봉했던 한 영화 속에서 장동건씨가 연기했던 '대통령'의 모습을 보고 박 대통령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21일(일요일)은 쉬는 날이었습니다. 집에 설치된 IPTV 서비스에서 볼 만한 게 뭐 없나 검색을 해보다 '굿모닝 프레지던트'라는 제목의 영화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휴일에 시간도 보낼 겸 보기 시작했습니다.
총 3명의 대통령이 주인공인 이 영화에선 매우 '비현실적인' 대통령이 한 명 나옵니다. 바로 젊은 야당 대표 출신으로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오르는 차지욱(장동건 분)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흰머리카락은커녕 얼굴에 주름 하나 없고,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잘 생겼죠. 여기에 자위대가 우리 영해에서 멋대로 군사훈련을 벌이는데도 소환된 자리에서 거만을 떠는 일본 대사를 향해 "아유, 확 그냥" "왜요! 내 말이 틀렸습니까!"라며 소리를 버럭 지르기도 합니다. 일본 대사는 차 대통령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립니다. 그야말로 현재의 우리나라 국민들에겐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완벽한 대통령이죠.
그런데 제게 이 영화의 '압권'은 정작 다른 장면에서 나왔습니다.
차 대통령은 어느날 재래시장을 방문하게 됩니다. 비서실장 문영철의 '서민 체험' 아이디어죠.
출발 전 청와대에서 일정표를 볼 때부터 "시장은 갑자기 왜 가는 거야"라며 탐탁치 않게 여겼지만 자신을 보좌하는 참모진의 노고를 무작정 무시할 순 없기에 결국 시장으로 향합니다. 하지만 짜증은 가시지 않는지 가는 차 안에서 문 실장에게 이렇게 한마디를 던집니다.
"서민정치면 서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지, 시장 가서 떡볶이 먹는다고 뭐가 달라지나."
이 영화 6년 전 작품(그러니까 혹시나 '이런 식으로 영화 홍보해주느냐'고 오해하시는 분은 없으시길 바랍니다)이더군요. 당시의 정치권을 풍자하는 의도였겠죠. 그런데 전 그 장면에서 동대문시장을 방문해 머리끈을 산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모습이 떠올랐고, 그때나 지금이나 '보여주기'에 열을 올리는 건 그 때의 정치권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라는 생각에 '후훗'하고 웃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후 친구 한 명이 인터넷 주소 하나를 카카오톡으로 보내주더군요. 열어보니 박 대통령이 이날 강화군의 한 가뭄현장에 방문해 소방호스로 논에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 속 장동건의 '일갈'이 또 한 번, 더욱 강렬하게 떠올랐습니다.
인터넷을 보니 역시 시끌벅적했습니다. 차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정책보다는 '쇼맨십'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물을 소방호스로 직사하면 논에 있는 벼가 쓰러진다'는 등 박 대통령이 오히려 논에 피해만 더했다는 주장까지 나오더군요.
굳이 뭐라고 하고 싶진 않습니다. 과하거나 주객이 전도되지만 않으면 대통령의 현장 방문도 필요한 일이고, 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농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나올 수 있는 모습입니다.
다만 시장 가서 머리끈도 사고, 논에 물까지 뿌렸으면 서민 체험이나 위로는 할 만큼 하신 것 같으니 이제는 정책과 방안에 매진해달라는 말 정도는 하고 싶습니다.
정치인이면 정책이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말이 사실 새로운 말이 아닙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평범한 말이죠. 하지만 대통령의 현장 방문 때마다 이렇게 볼멘소리가 쏟아지는 건, 당연하고 평범한 것임에도 신뢰와 확신을 못 주고 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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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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