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아저씨’가 다 큰 어른들을 울렸다… “친구들 잘 지냈어요? 어른 됐으니 쉽죠?”

‘종이접기 아저씨’가 다 큰 어른들을 울렸다… “친구들 잘 지냈어요? 어른 됐으니 쉽죠?”

기사승인 2015-07-14 00:10: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환갑이 넘어 돌아온 ‘종이접기 아저씨’가 인터넷을 평정했다. 인터넷은 눈물 바다가 됐다.

김영만 종이문화재단 이사가 출연한 12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 인터넷 생방송은 감동의 도가니였다. 1988년 KBS ‘TV유치원 하나둘셋’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종이접기를 가르친 김씨가 등장하자마자 대다수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는 달아올랐다. 생방송을 진행한 다음 서버가 수차례 다운될 정도였다.

이날 백종원, 김구라, 솔지, 레이디 제인과 함께 출연한 김씨는 ‘오늘은 어떤 걸 만들어볼까요?’라는 주제로 종이접기를 통해 목걸이부터 스마트폰 케이스까지 손쉽게 만들어냈다. 그는 “혹시 내가 긴장해서 손을 떨어도 이해해 달라. (방송을) 처음 하는 게 아니냐”며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하지만 첫 종이접기를 마친 뒤 “참 쉽죠? 그런데 예전에는 나는 쉬운데 어린이들은 따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이젠 보는 이들도 어른이 됐으니 쉬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씨 답변은 시종일관 뭉클했다. ‘인형 눈이 노랗다’는 지적에 “어렸을 땐 코를 파랗게 하고 눈 빨갛게 해도 말이 없었는데 이제 다 컸구나. 그런 눈과 마음으로 사회생활 열심히 하는 거에요”라고 답했다. ‘어려우면 엄마에게 부탁하라는데 엄마가 환갑’이라는 댓글엔 “환갑인 어머니에게 테이프 좀 붙여달라 하면 얼마나 좋아하겠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갖가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우리 친구들’이라는 호칭에 온라인은 열광했다.

김씨가 방송 중이 아닌 것으로 착각하고 제작진과 나눈 대화도 화제다. 김씨는 방송 도중 서버가 다운되자 잠시 카메라 앵글에서 벗어나 “고마운 친구들. 글씨 다 올리고. 예뻐 죽겠네. 악플 있어요? 악플. 악플 없어요?”라고 제작진에게 물었다. 이에 제작진은 “없어요. 그립다. 보고 싶다 이런 댓글”이라고 답했다.

김씨 출연 효과는 대단했다.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었던 ‘백주부’ 백종원을 제치고 ‘마리텔’ 인터넷방송 전반전 1위를 차지했다. 감격한 김씨는 “순위에 연연하지 말자고 나왔는데 그렇게 안 된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쏟았다. 그는 “그만큼 열심히 한 것 같고 팬이 많은 것 같다”며 “감사하다. 코딱지들아, 아이 러브 유”라고 전했다.

김씨를 섭외한 ‘마리텔’에 대한 극찬도 쏟아졌다. 실시간 소통으로 그동안 호평을 받았던 ‘마리텔’이었지만 이날 방송을 두고선 ‘추억을 떠올려줘서 고맙다’ ‘예능이 아니라 인생 다큐멘터리’ ‘종이접기 아저씨는 원조 소통인’ 등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하는 반응이 많았다. “아이가 못하면 못해도 돼요. 아이는 손도 작고 머리도 작잖아요. 도와주면 돼요. 아이에게 너무 많은걸 기대하지 마세요” “처음엔 어렵지만 천천히 하면 돼요” “착하게 잘 자랐어요” 등 김씨 어록도 만들어졌다.

MC 서유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방송 보던 기억이 나서 녹화 중임에도 많이 울었습니다”라며 “오늘 저처럼 눈물 흘리신 분들 많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추억은 이렇게도 진한 것인가 봅니다”라고 적었다. 하상욱 시인도 ‘그 땐 참 잘하고 싶었는데’라는 제목으로 ‘나는 이제 종이접기를 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었으니 분명 종이접기를 더 잘할 수 있을 텐데’라는 시를 올렸다.

배우 신세경도 이날 인스타그램에 “아저씨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신세경이 김씨와 함께 종이접기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네티즌들도 신세경 못지않다. 과거 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를 달아 올리고 있다. 김씨가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종이접기 전도사로 활약했던 결과로 보인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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