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친 송민호와 눈치 본 엠넷은 ‘정리왕’ 종현을 찾아가세요 [조현우의 오지랖]

사고 친 송민호와 눈치 본 엠넷은 ‘정리왕’ 종현을 찾아가세요 [조현우의 오지랖]

기사승인 2015-07-14 11:33: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그룹 샤이니의 종현(본명 김종현·25)은 애사심이 무척 강한 것 같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홍보팀이 할 일을 대신 해 준다. 가끔은 자신의 SNS를 통해 사회 현안에 대한 주장을 조리있게 개진하기도 한다. 이건 보컬이나 안무 등 SM이 따로 트레이닝 시켜주지 않는 분야다.

최근 종현은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 자신이 DJ를 맡아 진행하는 MBC ‘푸른밤, 종현입니다’에서 “여성은 축복받은 존재” “모든 예술가에게 큰 영감을 주는 존재” “모든 시인에게 시를 쓰게 하고, 모든 화가에게 그림을 그리게 하고, 모든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게 하는 존재”라고 말한 발언이 시비가 됐다. 언뜻 보면 여성에 대한 극찬으로 보이지만 일부 네티즌은 여성을 수동적으로 묘사했다고 문제삼았다. SNS에 한창 페미니즘 열풍이 불고 있던 것도 한 몫 했다.

자칫 논란이 격화될 수 있던 분위기에서 종현의 ‘깜냥’은 두드러졌다. 일단 SNS에 자신의 발언이 포함된 녹취록을 직접 올렸다. 이어 “혹시나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불쾌감을 주었다면 어느 부분이었는지 정확히 알고 싶어서 이렇게 소통합니다”라며 “나의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들의 시선이나 생각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틀린 나의 생각을 고쳐 나가는게 배우는 삶의 기본”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여성 비하도 아닐 뿐더러 여성 혐오자가 아니라고 밝혔다.

나아가 “축복을 받은 존재이고 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라는 말이 나보다 아래에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영감의 대상은 상하를 막론하고 존재합니다”라며 “여성을 창작을 위한 도구로 보는 것이냐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창작을 위한 도구로써 쓰이는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존재하는 무언가를 예술로 표현할 뿐”이라고도 강조했다. 거의 완벽한 논리 전개에 온라인 비판 여론은 돌아섰다.

지난 주말 인터넷을 들끓게 한 엠넷(Mnet) ‘쇼미더머니4’ 사건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22)는 힙합 정신 가득하게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고 거침없게 랩을 한 뒤 파문이 일자 주말 내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CJ E&M도 편집없이 전파를 타게 한 책임을 묻는 여론에 대해 묵묵부답이었다. 서로 누가 먼저 사과를 하는지를 두고 눈치를 보는 형국에 가까웠다.

사건은 그렇게 확산됐다. 당연히 십자포화도 거세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의 검토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항의 성명이 있고 나서야 송민호와 CJ E&M은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송민호의 사과문을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한 마디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음악으로 빚어진 실수를 더 좋은 음악으로 만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괴이한 포부 보다는 여성에 대한 진지한 사과가 훨씬 나았다.

자신이 연예인인데 언제라도 사고 칠 가능성이 농후하거나 숱한 논란을 해결할 의지나 능력이 부족한 소속사에 몸담고 있다면 종현을 찾아가 조언을 구해라. 모르는 것은 죄가 아니다. 부끄러워 하지 말자.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