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진→문경은? “경기 전날 통화했다” 승부조작 파문 확산되나

전창진→문경은? “경기 전날 통화했다” 승부조작 파문 확산되나

기사승인 2015-07-21 13:06: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전창진 프로농구 안양 KGC 감독의 승부조작 불똥이 문경은 서울 SK 감독으로 튀는 모양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승부조작 및 불법 베팅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를 받고 있는 전 감독에 대해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22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21일 밝혔다. 전 감독은 그동안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 왔다.

전 감독의 지시를 받아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수억원을 베팅한 김모(32)씨와 윤모(39)씨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미 5월 전 감독이 불법 스포츠토토에 베팅하는 것을 도운 강모(38)씨 등 지인 2명을 구속한 바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 감독은 올해 2월20일, 2월27일, 3월1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당시 자신이 감독을 맡았던 부산 KT의 경기에서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전 감독은 이 경기들에서 주전 선수들을 평균 출전시간보다 적게 뛰게 하고, 당일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경기력이 떨어지는 후보 선수와 교체하는 방법 등으로 일부러 패하도록 승부를 조작했다.

전 감독은 사채업자 장모씨에게 3억원을 빌려 지인으로부터 소개받은 김씨와 윤씨를 통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통해 베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와 윤씨는 전 감독의 지시를 받고 2월20일 KT와 SK와의 경기에 대한 불법 스포츠토토 게임에 각각 2억원과 1억원 등 총 3억원을 베팅했다.

두 사람은 이 경기에서 1.9배의 고배당이 걸린 ‘KT가 6.5점 이상 패한다’는 쪽에 베팅했고, 전 감독의 의도대로 KT가 15점 차이로 패배해 총 5억7000만원을 손에 쥔 것으로 조사됐다.

2월27일 경기에서도 ‘KT가 6.5점 이상 패한다’는 쪽에 김씨가 3억8000만원, 윤씨가 1억9000만원을 베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KT가 상대팀에 5점 차이로 패배하면서 베팅한 돈을 모두 날렸다.

전 감독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3월1일 경기에서 지인 강모(38)씨를 통해 ‘상대팀이 승리한다’는 쪽에 베팅하려 했으나, 베팅할 돈을 모으지 못해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전 감독의 행위는 본인 소속팀의 경기에 대리 베팅을 한 뒤 패배를 시도한 사안으로 국민체육진흥법이 금지하는 속임수에 해당한다”며 “공범들과의 통화기록, 녹취록 등을 통해 전 감독의 범행 전말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전 감독은 경찰에서 장씨에게 3억원을 빌린 적은 있지만, 승부조작에 관여한 적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감독에 대한 신병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공범들에 대한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 등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감독과 문경은 SK 감독의 통화기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경찰은 전 감독이 승부조작을 주도할 당시 맡고 있던 부산 KT 구단이 SK에 완패한 지난 2월20일 경기 전날 두 사람이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

전 감독은 2월19일 오후 5시12분쯤 지인을 통해 문 감독에게 연락했다. 문 감독은 같은날 오후 7시55분쯤 전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13분간, 오후 9시13분에는 5분간 통화했다.

이후 전 감독의 공범들은 “감독들끼리 이야기가 다 됐다”는 연락을 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 감독은 지난달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을 당시 “(시합 전날) 전 감독과 통화한 사실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우리 경기하기 바빠서 상대방 운영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으며 전 감독의 승부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후 문 감독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재출석 할 것을 요구했으나 문 감독은 전지훈련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를 통해 피의자 신분 전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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