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부진은 브랜드 경쟁력 약화 때문”… 中 매체 분석 눈길

“삼성 부진은 브랜드 경쟁력 약화 때문”… 中 매체 분석 눈길

기사승인 2015-07-29 09:09: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중국 언론이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원인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서 발간하는 경제전문지 국제금융보는 지난 27일 “삼성·노키아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은 갤럭시S6, 갤럭시S6 엣지의 수요 예측을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발표한 2015년 2분기 재무보고 초기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감소한 6조9000억원, 영업수익 역시 8% 하락한 48조원을 기록했다.

이 매체는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저가 공세가 삼성의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시장조사업체 IDC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4분기 때만 해도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18.8%로 가장 높았으나,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9%로 애플, 샤오미, 화웨이 등 경쟁업체에 추월당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실의에 빠진 삼성제국, 어디로 가야하나?’라는 부제목을 건 문단에서 “무엇보다 삼성의 마케팅 전략이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초기에 S6와 S6 엣지의 판매 비율을 4대1 가량으로 예상하고 생산했다. 그러나 수요량이 두 제품 모두 거의 비슷해 S6는 판매가 부진하고 S6 엣지는 공급량이 부족한 사태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 인민일보는 “KB 투자보고서를 보면 한 증권 애널리스트가 ‘마케팅 실수’를 언급했다”며 “더욱이 S6 엣지는 슈퍼 아몰레드 곡면 디스플레이를 썼기 때문에 대량 생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저가 공세 역시 삼성의 실적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도 했다.

인민일보는 한국의 한 증권 애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수요는 점차 고급 제품과 저가 제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는데 갤럭시 시리즈는 S6가 출시되기 전까지 애매모호한 위치에 있었다”고 했다.

인민일보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동안 삼성전자가 대화면 디스플레이의 갤럭시노트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으나 애플이 화면을 4.7인치, 5.7인치로 각각 키운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하면서 삼성전자의 우세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인민일보는 “삼성의 경쟁자는 애플에 한정되지 않는다”며 “중국 업체들은 디자인, 성능 등을 끊임없이 개선하면서 같은 규격·성능의 제품을 삼성보다 낮은 가격에 출시해 삼성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민일보는 삼성의 가격 정책도 문제 삼았다. 삼성은 신제품에 높은 가격을 책정한 후 차츰차츰 가격을 인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타 중국 업체들은 신제품에 비교적 낮은 가격을 책정한 뒤, 몇 달 후에 업그레이드 버전을 똑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중국 스마트폰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만족감이 더 높았다고 주장했다.

IT 업계의 장윈 연구원은 “삼성이
어려움을 겪는 진짜 원인은 바로 브랜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동일선상의 삼성과 애플을 두고 사람들은 애플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노보(Lenovo)는 모토로라를 인수하고 샤오미는 메이디 그룹, 메이주는 알리바바와 손잡으면서 삼성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왕닝위안 연구원은 “삼성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지만 브랜드 영향력은 여전히 크며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잘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제품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특히 삼성은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고 이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면에서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삼성이 현재 중국 고객들과의 소통이 결여돼 있으며 특히 가장 중요한 젊은층과는 갈수록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중국 휴대폰 브랜드 평가 보고에 따르면 삼성의 네트워크 평가지수는 샤오미보다 못했으며 브랜드 소비자 소통 면에서는 애플, 샤오미에 모두 뒤졌다.

왕닝위완 연구원은 “삼성은 현재 중국 로컬 스마트폰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큼 이들과 같은 노선이 아닌 차별화된 노선으로 발전해야 한다. 제품의 혁신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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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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