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G 기술표준을 선점하기 위해 열띤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냉담하다. 그들만의 리그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이통 3사는 ‘3밴드 LTE’와 ‘기가 와이파이’을 묶어 기가급 속도를 낼 수 있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이들은 LTE 300Mbps에 와이파이 866Mbps를 더한 1.17Gbps 속도는 기존의 LTE보다 15배 빠른 속도라고 앞다투어 홍보했다.
1.17Gbps라는 속도는 이론상 최고속도일 뿐이다. 망 구축이 완료되지 않은 3밴드 LTE와 사용자가 몰리면 느려지는 와이파이가 동시에 최상의 기능을 발휘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기술의 특성상 이동 시 속도가 더 떨어진다.
때문에 실제 속도는 3분의 1 수준인 300Mbps에 머무른다. 이통사의 시연 속도도 최고속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통사 간 속도 경쟁과 열띤 홍보가 ‘생색내기’인 이유다.
속도가 기가급으로 빨라지면 그것대로 문제가 발생한다. 데이터 소비량이 급격하게 올라가 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요금제에선 고가요금제라고 해도 UHD 화질의 영화 한 편(18GB)을 다운받으려면 한 달 치 데이터를 모두 써야 한다. 특히 데이터가 차감되는 LTE와 무료인 와이파이의 전송 비율을 예측할 수 없어 수시로 데이터 사용량을 체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또한 기가와이파이가 잡히는 장소라면 속도가 충분히 빠르기 때문에 굳이 데이터를 차감해가며 기가 LTE를 써야 할 이유 자체가 없다.
정작 소비자들의 관심은 속도가 아닌 데이터 제공량에 쏠려 있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데이터 전송 속도의 차이는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빠름’에서 ‘많음’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낮은 이유는 빠른 속도를 활용해야 하는 콘텐츠가 아직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IoT(사물인터넷) 등이 활성화되는 5G 시대가 오면 데이터 사용량이 폭증함에 따라 요금제 구조도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ideaed@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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