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속 김윤석 실제 주인공, ‘유영철’이 바꿔놓은 기구한 인생

‘추격자’ 속 김윤석 실제 주인공, ‘유영철’이 바꿔놓은 기구한 인생

기사승인 2015-10-15 10:02:00
영화 ‘추격자’ 스틸컷

"[쿠키뉴스=김현섭 기자]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검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 영화 ‘추격자’ 주인공 엄중호(김윤석 분·사진)의 모티브가 된 보도방 업주가 마약 중독자가 돼 감옥 신세를 지게 됐다.

그는 ‘유영철 사건’에서 겪은 트라우마와 마약 조직을 제보한 이후 보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약을 끊지 못했다고 읍소했지만 선처는없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이효두 부장판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노모(42)씨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노씨는 올해 3월 중순 필로폰 8g을 구입해 4월 12일 0.1g을 투약하는 등 필로폰과 대마를 수차례 구입 및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마약에 손을 댔다가 징역 1년 6월의 형기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말 출소한 후 5개월 만에 다시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13일 국민참여재판이 열린 법정에서는 그의 기구한 인생이 전해지기도 했다.

변호인에 따르면 노씨는 어린 시절 경찰을 꿈꿨지만 청소년기에 방황한 나머지 스무 살이 넘어 보도방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2004년 유영철 사건을 겪으면서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자신의 업소 여성이 실종되자 경찰에 신고한 후 자신도 추적에 나선 것이다. 결국 노씨는 그해 7월 서울 모처에서 다른 업주들과 함께 유영철을 때려잡아 경찰에 넘겼다. 이에 그는 2500만원의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유영철의 범행부터 검거되기까지의 과정은 영화 ‘추격자’의 모티브가 됐고, 노씨는 영화 속에서 경찰 출신 보도방 업주인 ‘엄중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노씨는 유영철 현장검증에서 끔찍한 사체를 너무 많이 본 탓에 악몽을 시달리기 시작했다.

법정에서 변호인은 “노씨가 지금껏 당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영철 사건 이전에도 가끔 마약에 손을 댔지만 그 이후 완전히 중독자가 됐다.

2010년 또다시 마약 밀매 혐의로 구속된 그는 선처를 받기 위해 중국 폭력조직 흑사파가 국내 조직에 엄청난 양의 마약을 건넨다는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로 검찰은 이듬해 초에 약 20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수한 흑사파 조직과 국내 폭력조직배들을 일망타진했다. 검찰은 노씨에게 정착금 등 증인 보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안전가옥도 마련해줬다.

그러나 노씨는 안전가옥에서 나온 지 한 달 만에 두려움에 떨다 자살을 시도했다. 그나마 곁을 지키던 아내도 그즈음 그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노씨의 마약 의존도는 점점 심해졌고, 상습범인 탓에 수사망에도 쉽게 걸려 들었다. 그는 교도소 생활을 수차례 반복했다.

올해 초 그를 진료한 신경정신과 의사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노씨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약물의존증 등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 배심원단은 모두 노씨에게 실형을 평결했다. 재판부는 배심원 다수 의견인 징역 3년형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노씨가 과거 살인범과 마약 조직 검거에 기여한 경력이 있고 이것이 마약 투약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출소 5개월 만에 또 범행을 저지르고도 국가기관 탓만 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판시했다. afero@kukimedia.co.kr 페이스북 fb.com/hyeonseob.kim.56


[쿠키영상] 임신한 여성이 마약을 흡입…"제 정신이야?"
걸그룹 헬로비너스, 브라탑 레깅스 입고 매끈 몸매 자랑
[쿠키영상] '빛처럼 빠른 스피드~' 아기의 엉덩이를 피하는 고양이의 용수철 점프"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