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열풍에 주방용품 매출 ‘쑥쑥’… 성장 산업으로 키워야

‘쿡방’ 열풍에 주방용품 매출 ‘쑥쑥’… 성장 산업으로 키워야

기사승인 2015-11-17 05:00:58

[쿠키뉴스=김진환 기자] 집에서 만든 요리를 즐기는 집밥 열풍에 이은 쿡방 열풍에 주방용품에 대한 관심이 하반기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전반에 걸쳐 장기불황인 가운데 유독 주방용품 매출은 증가하면서 관련업계가 화색이다.

◇‘쿡방’ 덕에 주방용품 업체들 성장세 이어가

한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중식도(사각형 식도)의 매출이 전년 대비 450% 증가했고 궁중팬(웍)의 매출은 일반 프라이팬보다 30%나 높은 신장세를 기록할 정도로 유명 셰프가 직간접적으로 사용한 주방 아이템들이 인기를 끌었다.

락앤락의 경우 백종원을 광고모델로 전격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실제 백종원 효과에 힘입어 현대홈쇼핑 론칭 방송에 이어 2회 연속으로 ‘락앤락 프리미엄 글라스 세트’가 매진을 기록했다. 또 백종원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에서 직접 사용하는 ‘투핸즈 살롱’도 론칭 방송에서 조기 매진되는 성적을 거뒀으며 백종원이 모델로 한 쿡웨어 제품이 전년 동기 165.2% 증가하는 등 쿡방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신효섭 프라이팬’으로도 불리는 삼광글라스의 시트램 그라노블 프라이팬은 지금까지 홈쇼핑에 총 19회 방송되며 무려 15만개가 팔렸다. 셰프가 직접 방송에서 기름 없이 요리해도 잘 눌어붙지 않는 강력한 코팅 기능을 선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탔다.

베른데스, 제이미올리버 등 주방용품을 수입·유통하는 OJC의 경우 쿡웨어 시장이 성장하자 자사브랜드인 ‘닥터하우스’를 만들고 홍석천을 모델로 전격 기용,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닥터하우스 매장의 경우 지난해 13개이던 매장이 올해 18개로 늘었으며 아울렛도 신규로 5곳에 진입하는 등 괄목할 성장을 기록했다. 월 매출규모도 전년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방용품에 이어 주방가전도 잘 팔려

주방용품 외에도 주방가전도 덩달아 수혜를 봤다. 집밥이 유행하면서 기본적 도구인 밥솥과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의 판매량도 전체적으로 증가했다. 셰프처럼 요리하고 싶은 주부들 덕에 방송에서 사용한 믹서기, 핸드블렌더도 잘 팔렸다.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요리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전들도 등장했다.

필립스는 재료를 넣고 버튼 하나만 누르면 10분 안에 2~3인분의 면을 만들 수 있는 ‘생생재면기’를 출시했다. 오랜 시간 힘들게 반죽하고 면을 만들어야 하는 수고를 덜고, 가정에서는 불가능했던 수타면과 같은 쫄깃한 식감의 홈누들을 만들 수 있다. 또 원하는 다양한 면을 뽑아낼 수 있고 각종 채소를 곁들여 더욱 건강한 면을 가정에서 즐길 수 있게 했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한 셰프의 방송 멘트처럼 튀김 요리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많은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튀김 요리는 집안에서 하기 쉽지가 않다. 테팔이 선보인 ‘액티프라이’는 이런 걱정을 덜었다. 버튼 한 번으로 소량의 기름으로 튀김 요리를 간편하게 완성할 수 있다. 튀김은 물론 볶음, 구이, 조림까지 가능한 멀티 제품이다.

리큅이 출시한 가정용 채유기 ‘오일프레소’는 시판 기름에 대한 불안감을 덜고 가정에서 건강한 기름을 만드는 제품이다. 기름이 건강을 돕고 요리를 더욱 맛있게 만든다는 방송 효과까지 보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 쿡방도 한류… 한국에서 통하면 아시아에서 통한다

명품 주방용품의 적극적인 한국 시장 공략도 눈에 띈다. 휘슬러는 지난 10월 한국의 조리 패턴을 연구한 한국형 제품인 ‘프로노보’ 라인을 출시했다. 식재료를 먼저 볶거나 익혀 국이나 찌개를 끓이는 한식 조리법에 착안해 재료를 볶는데 최적인 휘슬러의 ‘노보그릴’을 냄비에 적용했다. 평면 냄비보다 바닥의 단면적이 1.5~2.0배 이상 넓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조리할 수 있고 기름에 닿는 음식 면적을 줄여 좀 더 건강한 조리를 도와준다.

또 밥뿐만 아니라 다양한 찜요리를 완성하는 프리미엄 압력솥을 한국형으로 출시했다. 세분화된 맞춤형 4단 압력계기를 장착해 요리에 따라 압력단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내부의 조리 상태까지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휘슬러는 가파른 매출 상승에 부합하기 위해 ‘1845 오리지널 압력솥’을 한국 시장에만 단독으로 출시하는 등 한국문화에 특화된 제품을 연달아 선보이며 공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주방용품 제조사인 월드키친의 경우 키친과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신조어 ‘키친놀러지(KITCHENOLOGY)를 소개하며 본격적인 주방 트랜드를 이끄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월드키친의 글로벌 CEO까지 방한해 자사의 대표적 브랜드의 역사와, 혁신 스토리, 2016년 신제품을 공개하는 등 국내에서 토털 주방용품 회사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덴마크 왕실도자기로 알려진 한국로얄코펜하겐도 한정판 ‘로얄 웨딩 리미티드 에디션’을 출시하며 구입 후 2년 내 파손시 무상 교환 등의 적극적인 서비스를 내걸고 명품 혼수용 주방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렇게 유명 브랜드들이 한정판과 한국형 제품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국내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국내 주방용품 시장이 성장세에 있고, 한류열풍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한국 시장을 잡으면 아시아 시장도 잡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권은 비슷한 식문화를 가진 국가들이 많아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 다른 국가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쿡방은 열풍 넘어 성장 산업으로 키워야

쿡방은 그동안 주방과 멀리 떨어졌던 남성들에게도 변화를 불러왔다. 그동안 요리를 어렵게 생각하던 요리 문외한인 남자들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가전이나 IT제품 중심으로 구매하던 3040세대 남성들의 소비패턴이 쉽게 요리할 수 있는 주방 아이템과 요리 관련 산업으로 넓어지면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또 쿡방의 영향으로 주방용품 외에도 주방 리모델링도 증가추세다. 요리를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고 요리 도중에도 가족과 함께할 수 있게 주방 구조를 변경하고 있다. 관련된 주방가구 판매량도 늘었지만 빌트인 가전의 수요도 증가하면서 관련 업종 모두 성장세에 있다.

이렇게 쿡방 열풍이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성장세를 보이자 관련 산업을 더욱 키워야 한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높다.

주방용품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에서 휴롬과 락앤락이 매출 기록을 세우는 등 한국 주방용품·가전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지금의 요리 열풍이 일회성을 넘어 주방산업을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goldenbat@kukinews.com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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