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 이모저모] '메날두' 시대에 산다는 것은…

[발롱도르 이모저모] '메날두' 시대에 산다는 것은…

기사승인 2016-01-12 11:45:55
사진=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발표한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2015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의 영예는 리오넬 메시(28·바르셀로나)에게 돌아갔습니다. 12일 새벽(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 콩그레스 하우스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메시는 41.33%의 득표율로 각각 27.76%와 7.86%에 그친 호날두(31·레알마드리드)와 같은 팀의 네이마르(23)를 제치고 생애 5번째 수상에 성공했죠. 투표는 각국 대표팀 감독과 주장, 주요 기자단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이번에 후보에 오른 세 선수가 모두 프리메라리가(라 리가) 출신입니다. 하지만 이견은 없었죠. 지난 5년간 챔피언스리그 우승성적을 보더라도 라 리가에서 3회, 분데스리가에서 1회, 프리미어리그에서 1회 나왔습니다.

‘메날두’ 시대에 산다는 것은

같은 리그에서 세 후보가 나와 다소 긴장감이 떨어질 법도 합니다만, 메시와 호날두의 라이벌구도 덕분에 수상 직전까지 관심도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근 7~8년간 ‘신(神)계’를 접수한 두 선수는 현 시대를 넘어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로 평가됩니다. 상향평준화 됐다는 현대축구에서조차 두 선수의 스탯과 커리어는 압도적입니다.

‘둘 만의 리그’는 발롱도르 수상 이력만 봐도 명백합니다. 2008년부터 두 선수는 한 몸 같이 상을 독식합니다. 2008년 첫 발롱도르를 받은 호날두는 다음 해인 2009년 메시에게 자리를 내줬습니다. 2010년부터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이 ‘FIFA 발롱도르’로 통합됐는데, 3년간 메시가 상을 독식합니다. 이에 질세라 호날두는 2013, 2014년에 상을 차지하며 통합 이후 3대2의 균형을 맞추죠.

2015 발롱도르가 이목을 끈 이유는 이번 수상결과에 따라 동률이 될 수도, 차이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호날두는 올해 한국나이로 32세에 접어듭니다. 이번에 상을 내줄 경우 2살 어린 메시와의 차이를 좁히기 더욱 힘들어집니다. 그러나 작년 팀의 4관왕을 이끈 메시를 넘기는 조금 벅찼던 모양입니다.

메시 “지난 2년간 호날두 수상 지켜봤기에 이 순간 더욱 특별”

지난 한 해는 그야말로 메시의 해였습니다. 그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비롯해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월드컵 등을 휩쓰는 데 1등 공신이었죠. 또한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중심축 역할을 담당, 코파아메리카 준우승에 일조했습니다. 한 때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으나 그 공백이 메시의 활약을 덮진 못했습니다.



메시에게도 이번 상이 각별한 모양입니다. 더구나 지난 2년간 라이벌 호날두의 수상을 지켜봐야 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는 “지난 2년간 단지 청중의 자리에서 호날두의 수상을 지켜봤기에 지금 이 무대에서 상을 받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면서, “어렸을 적 꿈꿨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이룬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메시는 “2015년에 우리가 달성한 모든 것은 매우 어려운 일들 뿐”이라며, “정말로 멋진 한 해를 보냈다. 동료들이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을 일들이다. 축구는 내 삶에 모든 것을 줬다”고 전했습니다.

호날두 “메시의 왼발은 조금 부럽던데?”

호날두도 이번 발롱도르가 메시에게 돌아갈 것을 예상하고 있던 걸까요? 시상식을 앞두고 열린 최종후보 3인 기자회견에서 그는 꽤 담담하고 침착했습니다.

이날 호날두는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요. 그 중 단연 눈에 띠는 것은 역시 메시와의 비교였습니다. 라이벌 메시가 가진 것 중 가장 원하는 게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호날두는 “나는 그의 왼발을 갖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순간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죠.

호날두는 자신이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원동력을 ‘헌신’으로 꼽았습니다. 그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는 헌신과 노력이다. 지금까지 이 수상식에 8번을 왔는데, 이를 우연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이 없는 재능은 아무 것도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그의 상징이 된 등번호 ‘7번’에 대해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내게 ‘데이비드 베컴과 같은 7번이 되라’고 말했고, 그것이 내겐 큰 도전이 됐다. 이 번호는 내게 행운이다”고 답했습니다.

‘9분 5골’ 뮐러, “난 메날두 경쟁상대 아냐”

삼국지의 주유를 아십니까? 문무를 겸비한 그는 절친 손책을 따라 오나라를 이끕니다. 그 시대 최고의 책사임에 이견이 없지만, 동시대에는 제갈량이 있었습니다. 제갈량의 교묘한 술수에 형주를 빼앗기고 화병이 나 결국 쓰러지고 말죠. 그가 마지막으로 남긴 외마디 비명은 ‘기생유하생량’이었습니다. 풀이하면 “왜 하늘은 주유를 낳고 제갈량을 낳았는가!”입니다. 그런데 이 슬픈 이야기는 현대에서도 있습니다. 바로 바이에른 뮌헨의 토마스 뮐러입니다. ‘FIFA 발롱도르’로 통합된 이후 다섯 차례 발롱도르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후보 3인 명단에 단 한 번도 포함되지 못한 토마스 뮐러(바에이른 뮌헨)가 무던하게 현 상황을 받아들였습니다.

뮐러는 국가대표팀과 소속 클럽팀에서 두루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습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팀의 우승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 뮐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득점왕에 오른바 있습니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에선 리그 4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에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뮐러는 발롱도르 투표에서 각각 15위, 13위, 17위, 5위에 오르며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그는 “난 여전히 어리고 할 수 있는 많은 선수지만,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으리라 보진 않는다”며, “내 기량이 메시나 네이마르, 호날두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록만 봐도 그렇다. 특히 호날두와 메시는 모든 선수들 위에 군림해 있다. 그 둘이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정당한 결과”라고 꽤나 담담히 말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투표 보이콧…“감히 우리들의 영웅을 경시해?”

각 국가대표 감독과 주장에게 투표권이 주어지는 발롱도르 상이지만, 일부러 투표에 불참한 나라가 이번에 나왔습니다. 이탈리아입니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12일(한국시간) 보도를 통해 “이탈리아가 발롱도르 투표에 보이콧했다. 이탈리아의 대표 골키퍼 부폰이 작년 10월에 발표된 2015 발롱도르 후보 59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표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탈리아의 심기를 건들인 건, 다른 골키퍼들이 59인에 대거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포함된 골키퍼로는 다비드 데 헤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 클라우디오 브라보(칠레),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날), 티보 쿠르투아(첼시) 등이 있습니다.

한국 대표팀은 누구에게 투표를?



그렇다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주장 기성용은 누구에게 투표했을까요? 의외로 표가 갈렸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자신의 친정팀인 레알 마드리드 호날두에게, 기성용은 리오넬 메시에게 표를 줬습니다.

구체적인 면면을 살펴보면, 슈틸리케 감독은 1순위 호날두, 2순위 메시, 3순위 케빈 데 브루잉을 선택했고, 기성용은 1순위 메시, 2순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3순위 네이마르 순으로 투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1977년부터 1985년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뛴 이력이 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표가 ‘친정팀’을 향했다는 데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반면 기성용은 1~3순위 모두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에게 향했습니다. 이에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현 소속팀인 스완지시티가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패싱축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연관성을 찾을 수 있습니다. daniel@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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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니엘 기자
daniel@kukimedia.co.kr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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