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대출을 심사하는 국책 및 시중은행 직원과 이들 금융사를 검사·감독하는 금융감독원 직원이 돈을 받고 1000억원대 불법대출을 알선하거나 눈감아 준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는 디지텍시스템스와 엔피텍이 약 1160억원의 은행 대출과 보증을 받도록 돕고 대가로 돈을 받는 혐의로 산업은행 팀장 이모(50)씨, 전 금감원 부국장 강모(60)씨를 구속하고 전 국민은행 지점장 이모(6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또 검찰은 이를 주선하는 과정에서 20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대출 브로커 최모(52)씨 등 5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기소, 2명을 기소중지했다.
이모(50) 팀장과 이모(60) 전 지점장은 은행 대출을 도와주는 대가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 금감원 부국장 강모(60)씨는 디지텍시스템에 대한 금융당국 감리를 무마시켜준다면 3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다.
디지텍시스템스는 기업사냥꾼의 인수 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했으나 이들의 도움으로 1160억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기업사냥꾼들에 의해 은행별로 고용된 브로커 최모(52)씨 등은 전문적인 로비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국책은행·시중은행 직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며 지속적인 로비활동을 펼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에 따르면 불법 대출금 가운데 아직 상환되지 않은 금액은 산업은행 218억원, 수출입은행 220억원, 무역보험공사 50억원, 국민은행 26억원, 농협 57억원, BS저축은행 41억원 등 855억원에 달한다.
검찰은 “산업은행과 국민은행은 은행 내부자의 금품수수 등 비위 사실이 확인됐다”며 “대출의 적정성과 대출 관계자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내부의 엄격한 통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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