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금융산업의 경쟁심화, 저금리와 저성장의 금융환경에서 농협금융의 글로벌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입니다”
김융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4월 말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처럼 김용환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 후 “금융업의 미래 먹거리는 해외에 있다”며 농협금융지주의 글로벌 진출 사업을 뚝심있게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김회장은 농협금융이 농업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농협중앙회 경제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활용하면 타 금융그룹과 차별화되는 강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취임 이후 글로벌 전략사업 추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농업 관련 금융의 니즈가 있는 중국,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지분투자 또는 전략적 제휴 방식을 통한 해외진출을 모색해 왔다.
이는 타 금융그룹보다 해외진출이 늦었던 만큼 ‘사무소 개설-지점 전환’ 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해외진출 방식으로는 많은 비용과 기간이 소요돼 경쟁자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농어촌공사 등 정책기관과 전략적 협력
김용환 회장은 해외진출 시 한국농어촌공사와 같은 국내 정책기관과 전략적 협력 및 현지 농업 관련 기업과 협력 등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런 판단아래 농협금융은 지난해 7월과 12월 각각 한국국제협력단(KOICA), 농어촌공사와 각각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외사업에 관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지난해 7월에는 김용환 회장이 농어촌공사와 함께 미얀마를 직접 방문해 미얀마 대통령과 면담하고 농협금융의 미얀마 진출에 대해 협의하기도 했다. 또 미얀마 요마그룹 및 요마은행 경영진과 만나 소매금융과 농업금융에서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등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해외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했다.
또 농협금융은 2016년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 내 글로벌전략국을 신설했다. 농협금융 글로벌 진출의 컨트롤타워 역할 강화하고 농협금융의 글로벌 진출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서다.
◇중국 대륙에 농협금융 씨앗 심어
이같은 농협금융의 해외진출 노력의 성과는 연초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월 6일 중국 공소그룹과 MOU를 체결하고 세계 최대인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 출발점이다.
공소그룹은 중국 국유기업인 공소합작총사가 100% 출자해 2010년 설립한 대형 유통그룹이다. 지난해 중국정부는 농민, 농업, 농촌 등 3농 문제 해결을 위해 공소그룹의 금융업 취급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공소그룹은 금융회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포착한 농협금융은 김용환 회장을 진두지휘 아래 공소그룹과 협력을 추진했다. 그 결과
공소그룹은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와 금융업 경험이 풍부한 해외 전략적 파트너로 농협금융을 선택했다.
협약에 따라 농협금융은 공소그룹이 설립하고자 하는 모든 금융회사에 ▲경영 자문 ▲기술 이전 ▲재무적 지분투자 ▲합자회사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농협금융은 농협캐피탈을 통해 하반기 공소그룹의 융자리스회사의 증자에 참여한다. 또 농협손해보도 2017년 공소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농협생명이 참여해 인터넷 소액대출은행도 중국내 설립된다. NH투자증권이 출자에 참여하는 소비금융 회사도 구상 중이다.
◇김용환 회장 진두지휘 아래 동남아 진출도 일사천리
김용환 회장은 지난 3월 1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자카르타에 위치한 만디리은행 본점에서 인도네시아 만디리은행(Bank Mandiri)과 상호 협력 및 인도네시아 농업금융 발전을 위한 합작사업 등에 관한 MOU 체결도 직접 챙겼다.
만디리은행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분 60%를 보유한 국영은행이다. 2300여 개의 지점과 1만5000여 대의 자동화기기(ATM)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 자본, 대출 및 예금 잔액 기준 인도네시아 최대 은행이다. 농협은행이 협약을 통해 동남아권 진출에 최대 파트너를 확보한 셈이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농업금융을 통한 인도네시아 농촌개발을 위한 은행뿐 아니라 보험, 리스, 마이크로파이낸스(소액대출) 등 금융 분야 전반에 걸쳐 서로 보유한 금융 노하우와 사업 네트워크를 공유하고 공동 지분투자 등 전방위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농협금융은 농업 관련 대출, 농가 신용보증, 농업 관련 보험 등 다양한 농업금융 노하우를 기반으로 만디리은행과 인도네시아 농업금융 활성화에 협력키로 했다. 또 만디리은행은 농협금융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인도네시아 농업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이밖에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 홍콩법인에 은행, 보험 등의 인력을 파견해 공동영업을 하는 등 홍콩법인을 ‘농협금융 아시아 영업허브’로 구축할 예정이다. 또 NH농협캐피탈은 지난해 8월 LS엠트론과 체결한 MOU에 따라 2016년 미국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농기계수출 관련 도·소매금융 영업을 개시한다. 농협은행도 올해 중국과 베트남 사무소의 지점 전환과 인도 등 새로운 지역에 사무소 개설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코이카나 수출입은행과 같이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서로 해외에서 농촌 농업 관련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것처럼 다른 은행과 다른 방식으로 글로벌 진출을 접근하고 있다”며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준비해 글로벌 진출 가시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ktae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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