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은행권 실적이 2분기에는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성과급 지급과 같은 계절적 요인과 조선·해운업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브렉시트 등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환율변동폭이 커진 부분도 은행의 실적 예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은행,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 8개 은행권 상장사의 IFRS연결기준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4~3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의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3016억원으로 1분기 대비 32.44% 감소할 전망이다. 대우조선과 한진해운 등의 구조조정의 2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만 벽산건설, 삼부토건, 경남기업 등의 매각이익 및 환입 요인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는 31.80% 증가가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분기 대비 16.65% 감소한 6566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2분기에도 1위 금융그룹의 위치를 유지할 전망이다. 1분기 순수익(7877억) 가운데 2100억원의 법인세 환급수익을 제외하면 조선·해운업의 충당금 부담에도 2분기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지주, KB금융도 구조조정에 따른 각각 전분기 대비 26.25%, 21.05% 감소한 3315억원, 4375억원의 2분기 순이익이 예상된다. 대우조선, 한진해운, 딜라이브(씨앤앰) 등에 대한 2000억원에 달하는 충당금이 실적 예상을 어둡게 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브렉시트 등 글로벌 시장의 불안정성에 따른 환차손실의 일회성 비용 증가도 점쳐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경우 2분기 순이익은 전분기 대비 25.01% 감소한 2832억원으로 추정된다. 성과급 지급에 다른 일회성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방은행의 경우 2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BNK금융(1556억원), DGB금융(844억원), JB금융(52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분기 1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던 DGB금융의 경우 부실채권매각 등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전기 대비 19.58% 감소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2분기는 성과급이 매년 나가는 때다. 이같은 계절적 요인과 1분기 일부 은행에 있었던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면서 모든 금융지주의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다”며 “이 같은 요인을 제외하면 6월 초 금리 인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수익성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김태구 기자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