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경북 성주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전자파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그린파인 레이더를 공개했습니다. 그만큼 군이 사드배치에 관한 여론악화를 우려했다는 걸로 볼 수 있는데요. 국방부가 이렇듯 공개를 자처한 데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었습니다.
국방부는 14일 언론사들을 초청해 공군이 운용하는 충청 지역 그린파인 레이더 기지를 방문했습니다. 그린파인 레이더가 안전기준에 맞게 운용되고 있음을 언론 앞에서 당당히 공개해, 사드 배치에 관한 전자파 우려를 불식해보겠다는 취지에서입니다.
국방부에서 공개한 그린파인 레이더는 적의 탄도미사일을 조기 포착하는 조기경보용 레이더입니다. 지난 2012년에 2대가 실전 배치된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500~700km정도 됩니다.
이 레이더는 탐지거리가 매우 깁니다. 북한 전역이 탐지망에 들어올 정도죠. 이 레이더 덕에 지난 2월 초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미사일도 포착해낼 수 있었습니다.
국방부가 그린파인 레이더 운용을 직접 공개한 것은 전자파 출력양이 사드의 사격통제용 레이더보다 강하기 때문입니다. 인원출입이 통제되는 안전거리도 사드(100m)보다 무려 5배 이상 높은 530m이나 되죠.
이날 그린파인 레이더가 빔을 방사한 6분 동안 전력 밀도의 최고치는 0.2658W/㎡으로 측정됐습니다. 같은 시간 전력 밀도의 평균치는 0.0810W/㎡였죠.
레이더 앞 30m지점에서 측정한 전자파 세기의 최고치는 허용치의 4.4%에 그쳤습니다.
레이더에서 100m 떨어진 지점에서 전력 밀도의 평균치는 0.0630W/㎡였고 150m 떨어진 곳에서는 0.0026W/㎡로 측정됐다.
국방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군 패트리엇(PAC-2) 기지도 공개했습니다. 패트리엇 레이더 바로 앞 40m 지점에서 측정한 전력 밀도의 최고치와 평균치는 각각 0.2826W/㎡, 0.0735W/㎡였습니다. 전자파 세기의 최고치가 허용 기준의 2.8% 수준이었죠.
이날 군 관계자는 “사드가 배치될 경북 성주의 경우 레이더가 설치될 장소에서는 전방에 민가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거 지역과는 멀다. 전자파로 인한 인체 악영향을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진 뒤 네티즌들 또한 반응이 변했습니다. 지금껏 전자파의 유해성을 주장했던 것에 대해 반성하는 분위깁니다.
“국방부가 자처해서 공개한 이유가 있었네”
“전자파 이슈로 더 이상 얘기하긴 힘들 듯”
“인터넷상에 떠도는 잘못된 상식을 믿으면 안 되겠다”
사드 배치를 강력 반대한 중국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습니다.
“중국은 탐지거리 5000km짜리 레이더로 우리나라 영공을지 손 보듯 한다는데 우리나라에 고작 800km레이더 설치한다고 그렇게 반대를 하냐”
“정말로 반대하고 싶으면 북한 미사일 실험부터 못하게 막아라. 친구 아니냐”
“중국은 믿기가 힘들다”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레이더를 직접 공개하며 그간 무성했던 논란을 잠식시킨 건 분명 잘한 일입니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란 말이 있듯, 이번 기회에 국방비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해 방산비리도 근절하는 건 어떨까요.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