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씹을 때는 양쪽 치아를 골고루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본인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한쪽 치아만 반복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실정이다. 평소 음식을 먹을 때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다면 치주질환이나 턱관절에 문제가 없는지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쪽 치아만 사용하는 습관은 치주질환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턱관절 장애, 안면 비대칭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치아, 치주질환 가능성 높아
오른손잡이가 오른손을 쓰는 것이 편하듯이 한쪽 치아만 사용하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저작이 쉬운 쪽을 사용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는 반대쪽 치아를 이용해 음식물을 씹으면 불편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주 쓰는 치아보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치아가 더 깨끗하고 건강할까? 흔히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정답은 반대다. 자주 사용하는 치아는 식이섬유 같은 음식물이 치아를 닦아주는 역할을 하여 치아가 더 깨끗하게 유지된다. 뿐만 아니라 반복적인 저작운동으로 치아와 잇몸, 치아를 둘러싼 근육도 더 건강하다.
그러나 자주 사용하지 않는 치아는 음식 잔여물이 치아 사이에 잘 끼고 쉽게 제거되지 않아 치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치아를 자주 쓰지 않게 되면 자연스레 구강주위 근육이 약해져 씹는 것이 더욱 힘들어진다.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면 치아 건강이 점차 악화되어 다양한 치주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강성용 에스다인치과 대표원장은 “어금니에 충치가 있거나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치아교합이 잘못되어 있을 경우 불편을 느껴 자신도 모르게 질환이 있는 치아를 자주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며 “평소 쓰지 않는 쪽의 치아로 음식물을 씹는 것이 불편하다면, 치주질환 때문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치과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턱관절 장애·안면비대칭 유발할 수도 있어
한쪽 치아만 사용할 경우 치주질환뿐 아니라 턱관절 장애를 유발할 수도 있다. 턱 관절은 턱뼈와 두개골이 만나 형성된 관절로 귓구멍 바로 앞에 손가락을 가져갔을 때 입을 열고 닫는 움직임이 느껴지는 부위다. 턱 관절은 아래턱뼈, 두개골, 그리고 그 사이의 턱 관절 디스크, 또 경추와 근육으로 이어져 있어 입을 벌리거나 다물게 하고, 턱을 좌우 또는 앞으로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한쪽 치아만 사용하면 턱 관절의 균형이 깨지고, 부정교합이 생기는 등 전체 턱관절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턱관절 장애가 나타나면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마다 소리가 나고, 턱 주위에 통증이 발생한다. 증상이 심해질 경우에는 입을 벌리기 힘들어지고, 턱을 움직일 때 귀 주변 통증과 함께 두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밖에도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은 잘 사용하는 쪽의 근육만 비정상적으로 발달시켜 사각턱과 안면비대칭을 유발할 수도 있다.
◇양쪽 치아 사용하는 습관과 올바른 양치질 중요
턱관절 장애는 초기에는 생활 습관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양쪽 치아를 골고루 사용하는 것은 물론, 딱딱하고 질긴 음식이나 입을 크게 벌려야만 하는 음식은 피한다. 증상이 심하면 물리치료와 함께 소염제나 근이완제 등 약물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안면비대칭 예방을 위해서는 식사 시 양쪽 치아를 골고루 사용하는 것 외에도 생활습관을 바르게 해야 한다. 평소 턱 괴기, 다리 꼬기 등의 올바르지 못한 자세를 취하는 습관이 있다면 고쳐야 한다. 우리 몸의 뼈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척추가 틀어지면 몸이 한쪽으로만 쏠려 얼굴도 비대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 원장은 “자신의 치아 사용 습관을 체크해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다면, 의식적으로 양쪽 치아를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며 “평소 올바른 칫솔질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깨끗한 치아를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는 지름길”이라고 전했다.
박예슬 기자 yes22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