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우현의 음악이야기] 기타리스트 신윤철과 기우현의 그날의 Guitar Story

[기우현의 음악이야기] 기타리스트 신윤철과 기우현의 그날의 Guitar Story

기사승인 2016-08-10 10:15:03
전설의 기타리스트 신중현의 아들이자, 2004년 결성한 서울전자음악단의 멤버인 신윤철. 

서울전자음악단은 2009년 내놓은 2집 ‘라이프 이즈 스트레인지(Life is Strange)’를 통해 과거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음반’ ‘올해의 음악인’ ‘최우수 록 음반’ 부문을 휩쓸었다.

신윤철은 인위적인 느낌을 싫어한다. 자극적인 소리보다는 살아있는 감정을 담고 싶어 TV에 나오는 음악과 다른 음악,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기타리스트 특집으로 서울전자음악단과 전인권 밴드의 기타리스트인 신윤철씨를 만나봤다. 

10월 퓨전기타앨범 LLJ로 감성적 기타로 다가온 나의 음악과 기타 천재와의 만남을 통해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나누는 자연스러운 Guitar에 대한 음악이야기를 나눠봤다. 

기우현 : 처음 뵙겠습니다. 신윤철씨는 처음이지만, 신윤철씨의 형님, 그룹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씨와는 20년 전후 잼(Jam) 즉흥연주를 하고 옥상에서 둘이서 아무런 말없이 담배를 같이 폈던 기억이 있습니다.(웃음)

신윤철 : 안녕하세요. 첨 뵙겠습니다.

기우현 : 기타리스트이면서 곡을 쓰고 노래도 하고 동시에 후학을 위해 학생들을 지도하시는데, 지금도 기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예전과 지금현재의 학생들 어떤 차이가 있나요?

신윤철 : 요즘 음악하는 친구들 센스있고 연주들 참 잘 하는 것 같아요.반면에 끈기, 이런건 조금 부족한 거 같구요.

기우현 : 아무래도 우리 때 보다 악기를 훨씬 어렸을 적부터 다룬 영향이 있지 않나 싶어요. 요즘은 초등학교 학생들은 거의 피아노 학원이나 악기 하나는 배우지 않나요? 그래서 라인(Line)을 쓰는거나, 악기상태, 이런 거 보면 격세지감이 좀 느껴지고. 반면에 원숙미, 느낌, 이런 건 우리 때가 좀 더 좋았던 거 같구요.

신윤철 : 아무래도 예전보다는 매체접근이 쉬워서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요즘은 검색하면 유투브, 블로그, 페이스북 등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나오니까요.

기우현 : 맞아요. 우리 때는 희귀음반 하나 사려면 미국이나 일본에 아시는 분 수소문해서 가까스로 구입했는데. 기다렸던 음반 도착해서 뜯는 기분이란. 경험해보지 않은 분은 모를 꺼에요. 

신윤철 : 저는 요즘 LP로 음악을 듣는걸 정말 좋아합니다. CD의 음질과는 뭔가 다른 아나로그 감성이 있어요. 전 이게 정말 듣기 좋거든요. 

기우현 : 저도 마찬가지에요. CD가 처음 나왔을 때, 오래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더라구요. 그래서 전 이거 주파수가 저하고 맞지 않는구나 생각했죠. 지금도 LP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우현 : 예전에는 레코드 가게에서 음악 하는 친구들이 원하는 곡들의 리스트를 적어주면녹음해주면서 팔고 하는 가게가 있었어요. 노량진 골목의 레코드 가게에서 자주 녹음한 거를 샀는데 하루는 그 레코드가게 주인이 제가 자주 오니까 래리칼튼의 나이트 크로울러 ‘Room335’ 앨범 오리지날 앨범과 B.B King Friends 앨범 오리지날을 저에게 그냥 주셨어요. 그때 전 고등학생이었고 매일 이어폰을 끼고 살았죠. (덕분에 지금 왼쪽 귀가 난청 입니다.) 그때 그 사장님이 머리 기르고 메탈 좋아하셨던 분이예요. 지금 뭐하고 사시는지. 

신윤철 : “와우!” 그 앨범을 LP로 가지고 있다니 행운이네요.

기우현 : 그쵸? 지금도 집에 잘 가지고 있어요. 그 사장님 얼굴이 아직도 선하네요. 메탈리카 검은 티셔츠 입고 장사하셨는데.

신윤철 : 아니 그런데 그런 귀한 앨범을 돈도 안받고 주셨단 말입니까?

기우현 : 당시 고등학생이 그러고 다니니까 좀 불쌍해 보였겠죠? 사실 그땐 용돈 절약하거나 점심 사먹을 돈으로 라면 먹고 그 돈으로 앨범 사고 그랬어요.

기우현 : 그 레코드 회사 망했어요. 어느 날 없어졌더라구요. 아마 LP 저를 주시면서 가게를 정리할 생각이었던 거 같아요. 그러니 처분하려고 했던 거 같기도 하구요. 아. 예전에는 라이브 공연실황을 담은 비디오테잎도 복사해주면서 팔기도 했어요.

신윤철 : 기우현씨 VHS 테잎 세대이시군요.

기우현 : 저 나이 좀 있습니다. 

기우현 : 제가 4살이 적은거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43이구요. 신윤철씨를 형님으로 모셔야 겠네요. 이제 나이가 들다보니 호칭을 어찌하는게 고민이 많이 되더라구요.

신윤철 : 어휴~ 그리 안하셔도 되는데.

기우현 : 예전에 테잎을 디지털로 변환해서 보관하고 싶은데. 요즘은 VHS기계도 못 구해요.

신윤철 : 그래도 요즘은 유튜브에 다 있어요.

기우현 : 맞아요. 너무 방대하죠. 또한 영구보존이 가능하니까요.

기우현 : 유튜브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예전에 가지고 있던 게 다 있더라구요.

신윤철 : 앞의 이야기로 가보면 이러한 방대한 자료들로 인해 요즘 친구들은 음악을 잘 하 는 거 같아요.

기우현 : 그 VHS테잎 안에 온갖 모든 게 다 들어있었는데요. 게리무어, 산타나, 제프벡 등소위 말하는 정석코스의 기타리스트들이 모두 있었죠. 로벤포드의 경우는 레슨비디오도 이맘때 즘 나왔죠. 그때 디미니쉬 스케일로 연주하는걸 보고 “우와 저거 멀 친거지?” “어떻게 치는거야?” 라고 감탄했는데, 요즘에는 악보까지 다 나오더라구요.

신윤철 : 맞아요. 그때 음악들이 정말 좋았어요.

신윤철 : 사람들이 음악을 들리면 듣고, 아니면 안듣고 이렇게 많이 생각되는 거 같아요.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은 듣고, 우연히 TV를 틀었는데 어떤 음악이나 가수가 나오면 보고, 옛날처럼 찾아보거나 찾아 듣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 거 같아요.

기우현 : 전 이렇게도 생각해봤어요. 사람들이 살기 힘들고, 직장에서는 머리 아프고 하니 음악만이라도 스트레스 해소의 콘텐츠로 생각하지, 굳이 연구하거나 생각하면서 음악을 찾아듣기를 꺼려하는 거 같아요. 1997년경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재즈 음악을 찾아듣거나 새로운 것을 탐색하려는 성향이 많았는데, IMF를 겪으면서 시들해져 버렸죠. 음악도 하나의 소모품이 되어 버린 거죠. 국내 수많은 걸그룹 등도 그러한 맥락이 아닐까 싶네요. 음악은 소모성이 아니라 보관되어지고 계속 다시 열어서 듣고 해야 되는 것인데. 우리가 하는 밴드의 음악, 블루스, 재즈 어찌 보면 서양음악의 뿌리이자 원조예요.

제가 어떤 컬럼에서도 이야기 한 것 같은데, 음악을 왜 하느냐에 대한 물음의 답이 이겁니다. 계승발전을 시키자는 거죠. 세상은 점점 더 우리가 하는 음악들을 찾지 않을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냥 하나의 음악 산업의 도구로 이용되는 뭐. 그런거죠. 

기우현 : 신윤철씨는 주로 어떤 기타를 사용하시나요?

신윤철 : 저는 주로 펜더를 사용합니다. 깁슨도 소리가 좋긴 하지만..

신윤철 : 비싸요~

기우현 : (웃음)

기우현 : 저도 주로 펜더와 깁슨을 선호합니다. 다른 악기들도 관심은 많이 가지고 있구요.

신윤철 : 저는 사실 가지고 있는 펜더도 산건 아니고, 아버지(신중현씨)한테서 그냥 물려받아서 제가 가지고 있는 겁니다.

기우현 : 부럽네요~

기우현 : 아버님은 건강하시죠? 

신윤철 : 네. 아버님이 원래 건강체질 이세요.기우현 : 네 체구는 작으시더라도 단단하시고 건강해 보이셨어요.요즘 활동을 하시나요? 

신윤철 : 용인 쪽에 집이 있는데 거기서 음악 만드시면서 녹음도 하십니다.

기우현 : 대단하세요.

기우현 : 다시 기타이야기를 좀 하자면 어렸을 적에는 그냥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고 사용했는데 이제 나이가 좀 들고 연륜이 쌓이니까 자신만의 어떤 톤을 쉽게 낼 수 있는 욕심이 생기더라구요. 지난주에 최종규 길모어 기타 대표와 식사를 같이 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길모어라는 기타 브랜드가 국내 기타 브랜드인데,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조용필 선배님과 위대한 탄생 기타리스트 최희선씨가 엔도저로 사용하고 계시는 기타입니다.

신윤철 : 아 그렇군요. 자신만의 독특한 기타라. 좋네요.

기우현 : 네. 이거 외에 정말 많은 기타 브랜드가 있죠. 요즘은 국내기타 회사에서도 양질의 기타가 많이 생산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에 기타 메이킹학과를 만들계획이기도 하구요. 기타를 A~Z 까지 생산하는 방법을 배우는 학과죠.

신윤철 : 와. 그거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아요. 

신윤철 : 오늘 이야기 즐거웠어요. 우리가 하는 음악을 계승발전시켜야 하고 이런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

기우현 : 오늘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좋은 아티스트와 음악을 남기고 알리려면 우리 뮤지션뿐만 아니라, 언론, 방송, 의식 등의 변화가 필요할 꺼 같아요. 각계각층 작은 변화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하려고 합니다.

신윤철 : 우현씨 다음에 서울전자음악단 연습실로 한번 놀러오세요. 음반도 드릴 것도 있고요.

기우현 : 어떤 앨범인지는 모르지만, 제가 사야죠.. 하하 (굿 다운로더) 오늘 처음 알았는데 

연습실이 제 작업실하고 매우 가깝더군요. 빠른 시일 안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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