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 민족·박애 정신 이어받은 '로제타홀 센터' 개소

고려대의료원, 민족·박애 정신 이어받은 '로제타홀 센터' 개소

기사승인 2016-10-06 17:10:13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이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선다.

고려대의료원은 지난 5일 고대안산병원에 제1호 ‘로제타홀 센터’를 개소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이번에 문을 연 로제타홀 센터는 앞으로 의료, 통역, 직업체험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다문화가정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로제타홀 센터’는 의료계에서는 처음으로 개소한 다문화가정 지원센터로 지역사회에 큰 역할을 할 예정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외국인 거주자 많은 안산지역…다문화가정 지원 필요성多 

고려대 안산병원이 다문화가정 지원에 앞장서게 된 배경은 안산시 거주 외국인들의 의료접근성 문제와 관계가 깊다.

경기도 안산시는 인구 74만 명 중 등록된 외국인 거주자만 7만5000여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가량이 외국인 거주민이다. 그런데 경제적인 문제로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거나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들이 의료 접근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해온 바 있다. 앞으로 ‘로제타홀 센터’를 통한 안산병원의 종합지원이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편성범 고려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은 “고대의료원이 지금껏 국민들의 많은 사람을 받았다. 이제 지역사회에서 많은 것을 베풀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면에서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모태가 조선여자의학 강습소를 만든 로제타 홀 여사의 정신을 이어받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편 실장은 “(로제타홀 센터가) 소외받는 환자들을 같이 보듬어나갈 수 있는 의료서비스와 다문화가정이 우리 민족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써 진료 외 프로그램을 같이 이용하는 계기됐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로제타홀 센터’개소를 통해 안산병원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차별화된 진료를 제공하는 로제타 클리닉을 운영하고, 통역지원 및 전용창구 개설, 이동이 불편한 다문화가정을 위한 순회진료 꿈씨(KUM-C)버스 지원 등 다양한 방안으로 다문화가정의 진료편의를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의료지원 이외에도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직업체험프로그램, 다문화가정과 함께하는 바자회 및 행사지원, 끝전성금전달 등 실질적이고도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나간다.

◇로제타 홀 여사의 '박애'와 '나눔' 정신 이어받아

센터의 이름으로 명명된 로제타 홀은 1928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모태가 된 국내 최초의 여자의학교육기관인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한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 한국명 허을(許乙)) 여사에서 비롯됐다.

로제타 홀 여사는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 시절, 의술을 통해 사회적 약자였던 한국 여성의 보건의료에 일생을 헌신한 인물로 구한말 의료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의료선교사로 방한했다. 특히 당시 남자에게 몸을 보일 수 없다는 유교사상의 잔재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던 여성들의 진료를 위해 힘써왔다. 또한 국내 최초 한국인 여자의사 양성을 위한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해 한국 의학사의 큰 업적을 남겼다.

로제타 홀 여사의 정신을 이어받은 고려대의료원은 안산병원을 시작으로 향후 안암병원과 구로병원에도 순차적으로 ‘로제타홀 센터’를 개소해 나갈 예정이다.

◇희망찬 내일위한 첫걸음, 활짝 피어나길

이날 고려대 안산병원 ‘로제타홀 센터’ 개소식에는 고려대학교 염재호 총장을 비롯해 김효명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차상훈 안산병원장 등 내부인사 뿐만 아니라 제종길 안산시장, 이홍재 단원보건소장, 문숙현 안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등이 참가하여 개소의 의미를 더했다.

개소식에서 염재호 총장은 “고려대는 교육구국의 건학이념으로 조국의 독립과 민주화 등 민족의 전환점마다 시대와 호흡하며 역사의 변화를 선도해왔고, 그러한 역사가 민족고대 라는 이름을 낳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로제타홀 여사의 숭고한 뜻이 안산에서 다시 활짝 피어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효명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은 산업화시대에 의료소외지역이었던 구로공단, 반월공단에 병원을 차례로 건립하면서 힘없고 소외된 계층에 다가가 인술을 나누며 겨레의 아픔을 치유해 왔다”며 “로제타홀 여사의 뜻을 이어 희망찬 내일을 위한 첫걸음을 안산에서 시작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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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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