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주치의 1명당 환자 수는 10~15명이 적절… 적어도 전공의 3년차에게는 외래 환자 진료, 협진, 내시경 및 초음파 실습, 타과 파견 등 종합적인 수련을 보장해야 한다.”
일선 내과 전공의(수련의)들은 현행 수련과정과 관련해 대대적인 개편의 필요성을 통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지난달 14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내과전공의 2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과전공의 대다수가 주치의 1명당 담당 환자 수로 10~15명이 적절하며, 주치의 외에 외래 및 협진, 타과파견 등이 수련 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공의특별법과 내과수련기간 단축이 통과됨에 따라 새로운 수련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환자 10~15명…강력한 규제 필요
먼저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환자 적정 인원’을 물은 질문에는 응답자의 49.8%(142명)가 ‘10~15명’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16~20명’을 선택한 이가 36.1%(103명), ‘10명 미만’과 ‘21~25명’을 택한 자는 각각 7%(20명)로 동일했다.
이어 ‘주치의 1인당 최대 진료환자 인원에 대한 규제’에 대한 항목에서도 95.5%(273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한 ‘규제의 수위’를 물은 질문(복수응답)에서는 ‘수련평가위원회의 평가항목으로 삽입 및 수련병원 평가에 반영'을 가장 많은 121명이 택했고, ’수련평가위원회의 평가항목으로 삽입, 위반 시 병원 측 처벌‘을 120명이 택했다. 이로써 ’적정 진료 환자 수‘에 있어서는 보다 강력한 규제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일선 병원에서 주로 주치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을 고려해보면, 대부분 ‘진료 환자 수’에 있어서 업무 과중을 느껴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현행 주치의 1인당 진료 환자 수는 의료기관별로 격차가 큰 편이다. 김현지 대전협 수련이사는 “병원별로 편차가 크다. 다만 1인당 진료환자 수가 서른 명이 넘는 병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치의 외 외래협진, 내시경, 초음파 등 다양한 수련 보장해야
또한 전공의들은 향후 발표될 수련개편안에 외래 환자 진료, 협진, 내시경 및 초음파 실습, 타과 파견 등 종합적인 수련활동을 보장하는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고 봤다.
외래 파견이나 타과 파견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1차 혹은 2차 병원으로 외래파견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75.4%(215명)가 ‘그렇다’고 답했고, ‘아니오’를 답한 이는 24.6%(70명)에 그쳤다.
‘타과 파견’에 대한 질문에서는 86%(245명)이 ‘타과파견을 원한다’고 답했다. 또 ‘파견을 원하는 과는?’ 항목(복수응답)에서는 영상의학과(238명), 진단검사의학과(48명), 병리과(42명) 순으로 답했다. 적정한 파견 기간은 ‘3달 이하’라는 답이 과반수(52.2%)를 차지했다.
특히, 내시경이나 초음파 등 수기 수련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았다. 심장초음파의 경우, 수련수준에 대해 ‘환자 시술 시 감독 하 전부 또는 일부 직접시술‘을 과반수(271명) 이상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지 대전협 수련이사는 “내과 전문의 수련기간 중 내시경이나 초음파를 직접 실습하는 경우도 매우 적고, 내과의사가 반드시 알아야 하는 타과 지식(영상, 핵의학, 진단검사의학과, 병리 검사 1차 판독 및 해석 등)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경우가 태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이사는 “현재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3,4년차까지도 주치의역할을 하고 있어 문제다. 향후 개편안에는 적어도 3년차는 주치의에서 제외하고 외래 환자 진료, 협진, 내시경 혹은 초음파 등 실습, 타과 파견 등 종합적인 수련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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