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박예슬 기자] 현대인들의 생활에 있어 휴대전화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물건 중 하나다. 이 작은 전자기기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저녁에 잠들 때까지 항상 지니고 다니는 필수품이 됐다. 나아가 휴대전화뿐만이 아니라 TV나 컴퓨터, 태블릿 등 각종 전자제품들이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자기기들을 통해 우리는 지속적으로 전자파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휴대전화의 경우 사용자가 노출되는 무선주파수 전자기장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Group 2B)'로 분류한 바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발암물질을 5가지로 나누는데, Group 1(1군), Group 2A(2A군), Group 2B(2B군), Group 3(3군), Group 4로 분류한다.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이중에서 중간 정도의 등급에 해당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2B군은 ‘발암 가능성이 있으나 근거가 충분치 않은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암이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은 명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지나친 휴대전화 사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신준재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2011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뇌종양 발생위험이 있다고 처음으로 보고했으며, 이때부터 전자파도 발암물질에 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 전자파가 발암물질 2B등급에 해당하는데, 같은 등급으로는 자동차 엔진의 배기가스 등이 있다. 흡연처럼 1등급은 아니지만 전자파는 인체 중에서도 특히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신준재 교수가 제시한 국내 연구조사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비교해본 결과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들이 10년 이하로 사용한 사람들에 비해 뇌종양 발생률이 18%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뇌종양의 종류는 여러 가지로 나뉘는데, 그 중에서도 전자파는 주로 신경교종이나 신경초종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신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통화내용을 잘 듣기 위해 휴대전화를 귀에 붙여 사용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청각 신경을 담당하는 곳에 종양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며, “또한 귀 위쪽에는 두개골이 위치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인 측두골이 휴대전화를 대는 부위다. 측두골은 상대적으로 얇기 때문에 이를 통해 뇌신경에 전자파를 계속 쐬게 되면 뇌종양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생활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전자파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신준재 교수는 “최대한 휴대전화와 멀리 떨어진 상태로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화할 때는 스피커폰이나 핸즈프리, 블루투스를 이용하고, 또는 휴대전화를 피부에 바짝 붙이지 말고 1~2cm 정도 살짝 떨어뜨려서 통화하는 게 좋다.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가면서 양쪽으로 통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KTX, 고속버스, 엘리베이터 등 신호가 잘 잡히지 않는 곳에서는 휴대전화에서 전자파가 더 많이 발생하므로 가급적이면 사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피부나 두개골도 얇은 상태고 뇌신경이 성장하는 시기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신 교수는 “어린 아이라면 가급적이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게 하고, 되도록이면 아이가 휴대전화와 늦게 접촉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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