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실시한 우리은행 지분투자 예비입찰에는 한화생명, 한국투자금융지주를 포함한 18곳의 국내외 투자자가 참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또 주식시장에서도 우리은행 주가가 정부 희망가인 1만3000원을 넘어설 태세다.
이번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2010년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위원회가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추진 방안’을 발표한 이후 4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5번째 도전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은행은 2001년 예보가 설립한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이후 16년만에 민간은행으로 회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내달 11일로 예정된 우리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16개 투자자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투자자 가운데 영국계 사모펀드와 중동계 펀드 등 2곳은 투자적격심사에서 탈락했다. 본입찰 참여 예상 투자자 16곳에는 한화생명,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 키움증권, 오릭스그룹(일본), 한앤컴퍼니, 보고펀드 등 국내외 금융사 및 자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금융위의 과점 매각방식에 따라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가운데 30%를 4∼8%개씩 나눠 사들인 후 우리은행의 주주로 참여하게 된다. 투자자 가운데에는 8% 지분 인수를 희망한 투자자들도 3∼4곳으로 알져져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달말까지 실사작업 등을 거쳐 내달 11일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으로 우리은행 지분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본입찰에서 5∼7곳의 투자자가 선정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적어도 2곳 중 한곳이 본입찰에서 탈락을 맞봐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기 위한 눈치싸움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내달 11일 본입찰 진행한 후 인수가격, 희망수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오는 14일 낙찰자를 선정한다. 이어 같은 달 28일까지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매각을 종결지을 예정이다.
민영화가 마무리되면 차기 행장 선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30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민영화가 성공할 경우 이를 이끈 이광구 현 행장이다.
그는 연초부터 중국, 중동 등 해외를 직접 돌아다니며 투자유치(IR)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이광구 행장이 이끈 우리은행의 실적은 3분기 3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연간 약 1조2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도 연초 8000원대 머물던 주가를 지난 19일 기준 1만2000원대까지 올랐다. 이는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는 주당 1만3000원에 달하는 수치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민간은행을 시장경쟁체제로 돌려보낸다는 것”이라며 “이같은 정부의 해묵은 민영화 과제를 푸는데 기여한 이광구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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