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의 최측극 차은택(47)씨가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칭다오발 인천행 동방항공편으로 이날 오후 9시50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차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검은색 모자를 쓰고 귀국한 차씨는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묻는 취재진에게 “진심으로 제가 물의를 일으켜서 너무나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아느냐’는 질문에 “조금 알고 있다”고 답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뒤를 봐주고 있었냐’는 말에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일축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차씨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독대를 한 적은 정말로 없다”고 부인했다.
이후 쏟아지는 여러 물음에 차씨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대답을 남기고 말을 아꼈다.
차씨는 수사본부가 꾸려진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바로 조사에 들어간다.
검찰에 따르면 차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광고회사에서 수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고 측근들과 모의해 옛 포스코 계열 광고회사 ‘포레카’ 지분 강탈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미르재단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인사 등 각종 문화 관련 정책과 국책 사업에 개입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차씨는 지인들을 정부 고위직에 앉혀 지원사격을 받은 정황도 있다. 그는 미르재단 설립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던 김종덕씨와 과거 광고 제작 업체에서 함께 일했다. 홍익대 영상대학원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당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었던 김상률씨는 차씨의 외삼촌이며, 미르재단 이사장을 지낸 김형수 연세대 교수는 차씨의 대학원 은사다.
차씨는 최씨 주재로 국정을 논의했다는 ‘비선모임’의 핵심 멤버로 활동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최씨와는 펜싱선수 출신 고영태씨의 소개로 만나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차씨는 특히 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 사태를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을 규명해줄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씨는 2014년 대통령 소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에 발탁되어 지난해 문화창조융합본부장 겸 창조경제추진단장에 임명됐다. 2015년에는 민관합동창조경제추진단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차씨는 최씨의 국정 농단 의혹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자 지난 9월 중국으로 출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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