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도날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며 요동쳤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금융지주,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은 대책회의를 열고 관련 영향 분석 및 향후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권은 기준금리가 유지되면서 단기적으로 은행 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이어져 은행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준금이 유지 가능성… 조달 비용 감소로 이자수익 증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됐지만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트럼프의 바램과 달리 금리 인상을 시사해 온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교체가 쉽지 않아서다. 한국은행도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금리가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면 은행의 조달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순익도 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김인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당선되고 난 후 시장금리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당분간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옐런의 임기가 2018년 2월까지이기 때문에 트럼프가 옐런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정책은 기존대로 가겠지만, 인상 속도와 폭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쉽지 않아 졌다”며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금리가 동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6월 금리 인하 효과는 이미 대출금리에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조달금리에만 영향을 준다”며 비용 감소에 따른 은행 순이자마진(NIM)의 개선을 전망했다.
◇ 韓, 장기적 기준금리 인하 압력 및 경제성장률 하락 예상… 은행 수익성 악화될 듯
장기적으로는 미국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의 정책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고 저금리 상태에 머무를 경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이로 인해 시장 금리가 낮아진다면 대출금리 인하가 떨어질 것이다. 은행의 NIM 하락으로 인한 이자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트럼프의 보호무역 강화 정책에 따라 수출 및 무역 거래가 위축될 때는 내수 부진과 함께 경제성장률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가 대선 유세 기간 내내 주장했던 한반도 핵무장 등 대북 강경책이 실제 정책에 반영된다면 한반도 정세의 불안감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대북 리스크 증가는 투자심리를 위축시켜 국내 경기를 한층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에 따라 경제성장률이 0.3~0.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가계대출 위주의 수익 구조 속에서 저금리가 유지되고 내수와 경기마저 하락한다면 은행 실적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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