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국민주권운동 본부 출정식’을 열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 72명의 당원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박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민주주의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그 날까지 우리는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추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박 대통령은 자신이 ‘국민의 어머니가 되겠다’고 했다”면서 “자식 이기는 부모 없으니 대한민국을 정말 자식으로 여긴다면 즉각 퇴진하라”고 밝혔다.
추 대표는 박 대통령이 난국을 빠져나가기 위해 취할 행동을 4단계로 정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1월 말까지 버티거나 사전 정국을 조성해 정치 불신을 심화시키는 것,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고 새누리당 전당 대회를 열어 민심을 선동한다는 것이다.
추 대표는 “이 과정에서 나온 게 박 대통령이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 ‘엘시티(LCT) 사건’”이라며 “부패한 정권이 어떻게 부패를 수사하냐”고 반문했다.
추 대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도 드러냈다.
그는 “세월호 참사 당시 우리 국민은 ‘그래도 대통령에게 뭔가 있겠지’라는 기대감과 신뢰를 갖고 있었다”며 “해군을 제대로 지휘할 수 있는 대통령이었다면 몇백명의 꽃다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희생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바라고 있을 때 박 대통령은 ‘최순실 가족의 재산 챙겨주기. 학벌 챙겨주기, 본인 우주 기운 받기 등에 몰두하고 있었냐’는 질타도 이어졌다.
추 대표는 대통령이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점을 들며 “드라마 보는 데에 국정 운영이 방해되지 않으십니까. 이제 내려오셔서 편하게 드라마 감상하시기 바랍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민주 공화국으로써 회복하기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며 “야권 공조 제대로 해서 박근혜 엄정 수사하겠다. 대한민국 국권 수호, 헌정 질서 회복하겠다”고 약속하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같은 당 우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제1야당이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정하고 투쟁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당 체제를 박근혜 퇴진 운동체제로 전면 개편했다. 전 당원이 국민과 함께 대통령 퇴진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우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것에 대해 “그것 자체가 본인의 범죄 연루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감옥 갈까 봐 잔머리 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안종범 청와대 전 경제 수석은 재벌 돈 뜯는 위치로 전락해 이미 구속됐다”며 “지시한 주범은 조사도 받지 않고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직을 내려놓는 그 날 역사의 법정에 세우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국민주권운동 본부 출정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는 대한민국의 후퇴한 민주주의와 유린당한 역사, 추락한 국격을 바로잡아야 한다. 오늘 더불어민주당의 이 출정식과 투쟁은 현대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출정식에 동참했다.
박 시장은 서울 시장으로서 국민에게 3가지를 약속했다. 첫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하는 모든 집회의 안전과 평화를 보장할 것. 경찰에 수돗물이나 방화수를 절대 공급하지 않을 것.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광화문 광장에 세우지 않을 것. 둘째, 민주당 동지들과 이 난국을 극복해 정권을 교체할 것. 셋째, 낡은 정치 질서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 것 등이다.
이날 국민주권운동 본부의 본부장은 추 대표가 맡았으며 활동 기한은 ‘박근혜 대통령 퇴진할 때까지’로 정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4일 박 대통령 퇴진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이틀 뒤인 16일 당내에 ‘국민주권운동 본부’를 설치했다. 민주당은 오는 1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국민주권회복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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