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돌파했다. 전국 가구수가 약 2100만 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한 가구당 약 6200원의 빚을 지고 있다. 특히 은행권 여신심사 강화로 제 2금융권의 대출이 빠르게 증가해 가계부채의 질적 악화도 우려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38조2000억원(3.0%) 증가했다. 10월 중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7조5000억원 늘어난 것을 더하면 가계신용 잔액은 1300조원선을 이미 넘어섰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계대출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36조2000억원(3.0%) 늘어난 122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카드, 자동차할부 등 판매신용은 67조9000억원으로 6월말 보다 1조9000억원(2.9%) 증가했다.
기관별 가계대출 잔액은 ▲예금은행이 603조9000억원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이 277조7000원 ▲보험,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이 34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증가폭에서는 저축은행, 보험사 등 비은행 금융사의 가계대출 증가액이 19조원으로 은행(17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은행들이 여신심사를 강화되면서 비은행 금융사로 가계대출이 쏠리는 ‘풍선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또한 개인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기타대출은 6월말보다 7조5000억원 증가한 167조원이다.
LG경제연구소 조영무 연구위원은 “은행권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저축은행 등 제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가계부채의 양(규모)을 줄이려는 노력뿐만 아니라 개인신용대출 증가, 저소득층 재정상태 악화 등 가계부채 질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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