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기자] 한때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이었던 그랜저. 네모반듯한 각진 모습의 1세대 그랜저는 당시 부유층이 타는 차로 유명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론칭, 아슬란 등이 출시되면서 더 이상 그랜저는 부유층의 차로 인식되지 못했다.

1세대 출시 이후 20년 만에 6세대 그랜저IG(이하 신형 그랜저)가 출시됐다. 그랜저는 20년 동안 더 이상 부유층의 차가 아닌 젊은이도 탈 수 있는 차로 변모했다. 실제 현대차의 집계를 보면 신형 그랜저 계약자의 48%가 30~40대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바로 디자인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신형 그랜저의 외관은 젊은이들이 호감을 살 만한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 역동적 캐릭터라인, 자신감 넘치는 디자인 등을 적용했다. 역시 세계 자동차 디자이너의 거장 피터 슈라이어의 작품다웠다. 신형 그랜저는 피터 슈라이어 현대차 디자인 총괄 사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관여한 첫 프로젝트다.

외관에서 대형 캐스캐이딩 그릴이 눈에 들어왔다. 캐스캐이딩 그릴은 용광로에서 녹아내리는 쇳물의 흐름과 한국 도자의 곡선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이다. 가로 라인의 LED 주간주행등은 강인한 인상을 줬다.

측면부의 캐릭터 라인은 볼륨감에 후면부 가로로 이어진 LED 리어 콤비램프가 매력을 더했다.

내부는 예전 부유층 차 그랜저였다. 열선 시트 작동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자동으로 온도를 낮춰 사용 편의성을 높인 ‘스마트 열선 시트’ ▲운전석 쿠션 끝단의 슬라이딩 및 회전 기능으로 허벅지 지지감을 높인 ‘운전석 전동식 쿠션 익스텐션’ ▲운전자가 설정한 자세를 2개까지 기억해 버튼 조작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운전석 자세 메모리 시스템’ 등의 고급 사양을 적용했다. 또 고급차에서만 볼 수 있는 바늘시계를 내비게이션 옆에 장착했다.

이와 함께 수평형의 레이아웃과 넓은 공간감을 바탕으로 사용자 편의 중심의 품격 있는 공간을 구현했다. 먼저 크래쉬패드 상단부를 낮춰 넓은 시야를 확보해 개방감을 극대화하고 디스플레이 화면의 시인성과 버튼 조작성을 향상시켰다. 내비게이션부터 센터콘솔까지 라인은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를 먹은 보아뱀’ 그림을 연상시켰다.

가솔린 3.0 익스클루시브 스페셜(19인치 타이어) 모델 풀옵션으로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강원 홍천 샤인데일CC까지 왕복했다. 

가솔린 준대형 세단답게 조용했다. 이전보다 차체 판넬 감도가 개선됐고 차음유리, 흡차음 사양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고속 주행시에도 풍절음, 엔진 소음 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변속의 충격 등 스트레스 없이 거침없이 나아갔다. 게다가 전에 현대차에서 느껴지지 않았던 안정감도 느껴졌다. 이 속력을 내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가솔린 3.0 모델은 8단 자동변속기 탑재를 통해 최고출력 266마력(ps), 최대토크 31.4kgf·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정부 공동고시 신연비 기준 복합연비 10.1km/ℓ(18인치 타이어, 구연비 기준 10.5km/ℓ)를 갖췄다. 연비 운전을 하지 않았음에도 복합연비보다 높은 11.9km/ℓ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차선이탈방지시스템은 차선을 넘기자 스스로 원래 차선으로 돌아와 반자율주행 시스템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뒷좌석은 186㎝ 성인이 타기에 다소 낮았고 중간자리는 일반 성인도 타기에 불편했다. 또 가로로 핸드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K7과 달리 핸드폰 무선 충전 시스템도 좁은 곳으로 세로로 집어넣게 되어 힘들었다.

이날 시승찬 차량의 가격은 익스클루시브 스페셜 3870만원 이상이다. 다른 신형 그랜저의 가격은 ▲가솔린2.4모델이 모던 3055만원, 프리미엄 3175만원, 프리미엄 스페셜 3375만원 ▲가솔린 3.0모델이 익스클루시브 3550만원 ▲디젤 2.2모델이 모던 3355만원, 프리미엄 3475만원, 프리미엄 스페셜 3675만원 ▲LPi 3.0모델은 모던 베이직 2620만원, 모던 2850만원, 익스클루시브 329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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