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10년 가까이 죽어라 일만한 결과가 해고통보라니 참으로 허망하네요.”

지난달 30일 오후 장영진(35)씨는 다니던 회사에서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실상 해고 통보여서 큰 충격을 받았다.

장씨는 2007년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한 사내하청업체에서 근무했다.

장씨는 보통 6개월씩 회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이 가장 길어도 11개월이었다고 했다.

장씨는 “1년 이상 계약을 한 뒤 퇴사하면 회사가 퇴직금을 줘야 하는데 퇴직금을 안주기 위해 쪼개기 단기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장씨는 이 시기를 참으면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에 계속 버텼다고 했다.

그리고 입사 6년 만인 2013년 장씨는 꿈에 그리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이 됐다.

비록 하청업체 무기계약직이지만 매번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단기계약직 보다는 훨씬 사정이 나았다.

이제 생활이 안정에 접어드나 싶었는데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장씨는 “무기계약직이 되면서 해고 걱정 없이 일하나 싶었는데 난데없는 해고 통보에 길거리로 내몰릴 처지가 됐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받은 근로자는 장씨 말고도 360여 명이 더 있다.

이들은 한국지엠 창원공장의 4곳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다.

이들 업체는 “원청업체(한국지엠)과의 도급계약이 이달 31일로 종료돼 근로관계도 종료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계는 “근로계약 종료는 표면상 이유일 뿐 실제는 노조탄압용”이라며 반발하고 나서 또다시 노사 갈등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원청업체와 계약한 사내하청업체는 총 8곳인데, 올해 계약 해지된 곳은 4곳이다.

4곳 소속 근로자는 총 369명이며, 이 가운데 104명이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가입돼 있다.

다른 하청업체 보다 금속노조 조합원 수가 많은 이유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게 노조 주장이다.

진환 창원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지난 10월 사내하청업체 비정규직 근로자 5명이 힘겨운 소송 끝에 원청업체 소속 정규직으로 근무하게 됐다”며 “이후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대거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한국지엠 창원비정규직지회는 1일 한국지엠 창원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더기 대량 해고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짧게는 수년, 길게는 10년 동안 열심히 일한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원청업체의 계약서 한 장에 무너졌다”며 “원청업체는 필요에 따라 하청업체와 새롭게 계약하면 그만이지만 이 과정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성토했다.

장씨는 “회사는 그동안 우리한테 가족이며 하나라고 했는데 10년 동안 뼈 빠지게 일한 우리한테 돌려준 게 고작 해고 통보”라며 “원직복직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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