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경기도에 거주하는 A씨(50·여)는 얼마 전부터 눈에 띄게 머리카락이 빠지고 머리숱이 적어져 고민이 많다. 특히 정수리 부분의 빈 공간이 유독 크게 보이는 탓에 외출 시에는 올림머리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두피에 자극을 줘 심각한 탈모로 진행될까 신경이 쓰인다는 A씨는 최근 탈모에 도움이 된다는 보조식품이나 전용 삼푸 등 대체치료법에도 저절로 관심이 간다고 토로했다.
여성들에게도 탈모가 고민인 경우가 적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탈모환자는 19만5000명이며, 이 중 여성 환자는 8만5000명에 달한다. 미용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초기 탈모시기부터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가 점차 늘고 있는 실정이다. 탈모는 크게 휴지기 탈모와 남성호르몬성 탈모 두 가지로 나뉜다. 휴지기 탈모는 다이어트, 식습관, 스트레스 등의 원인으로 일시적 탈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젊은 환자들에게서 휴지기 탈모증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휴지기 탈모의 주된 패턴은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이라며 “대부분 6개월 이내에 원 상태로 회복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스트레스를 줄이고 영양을 보충하는 등 탈모를 유발한 원인을 다스리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에 신경을 써야하는 탈모 유형은 남성호르몬성 탈모다. 호르몬 균형이 깨짐으로 인해 발생하는 탈모로 여성에게는 갱년기 증상과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허 교수는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머리카락이 가늘어지는 경향이 있다면 호르몬 균형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탈모증으로 진단한다”고 말했다. 여성탈모의 특징은 헤어라인이 유지되면서 정수리 부분에서 탈모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주로 M자형 탈모 많은 남성 환자와는 다르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여성 탈모 환자의 치료 방법에는 복용 약제부터 바르는 제제, 모발이식, 주사요법, 레이저요법 등 다양하다. 이 중 모발이식 외에 가장 효과가 높은 것은 경구용 치료제(피나스테라이드, 두타스테라이드)로 의료진의 처방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여성에게서는 기형아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임신계획이 없거나 폐경기 이후 여성 탈모 환자에게는 치료제로 사용된다. 이에 대해 허 교수는 “최근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 탈모환자의 경우 남성 환자보다 약 2.5∼5배가량 높은 고용량의 피나스테라이드 약제를 사용할 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진다”고 설명했다. 바르는 제제는 미녹시딜과 알파트라디올 성분으로 된 두 가지 약제가 대표적이며 처방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은 경구용 치료제의 경우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에 바르는 약제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모발이식, 자가혈청주사(PRP), 레이저요법 등이 탈모 치료에 활용된다.
허 교수는 “탈모가 의심되는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한다. 허 교수는 “많은 탈모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에 앞서 검증되지않은 샴푸나 관리실 등을 찾아 탈모를 악화시키거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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