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제 2금융권)에서 자금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총액을 줄이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이 대출심사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대출로 자영업자들을 내몬 격이다.
특히 자영업자 대출은 기업 대출로 분류되지 않지만 가계부채의 잠재적 불안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기준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의 대출 잔액은 3개월 전보다 2조6139억원(1.6%)이 증가한 166조139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에 비해선 22조7328억원(7.6%) 증가했다. 이는 전체 산업대출(개인사업자 포함 기업대출) 가운데 16.8%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관별 보면 예금은행 관련 대출 잔액은 136조172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6762억원(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선 7조4654억원(5.8%) 늘었다.
반면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지역 농협 등)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경우 도·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의 대출 잔액은 29조9963억원으로 6월말보다 937억원, 1년전 같은 기간보다 4조2674억원(16.6%)으로 늘었다. 분기 및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3.2%, 16.6%로 은행에 비해 3배에 달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자영업자, 중소기업 등의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 졌다”면서 “(이같은 심사 기준이 지속될 경우) 경기가 좋아지지 않는 한 비은행권으로 대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9월말 기준 289조원인 자영업자 대출은 대부분 생계와 직결돼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은 전분기 대비 15조7000억원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10조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 5조8000원 각각 증가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각각 11조4000억원, 3조2000억원 늘었다. 건설업의 대출은 전분기 감소(6000억원)에서 증가(3000억원)로 전환했다.
ktae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