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가 한국프로축구연맹 11대 총재 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했다가 낙마한 것에 대해 ‘범 현대’로 축약되는 권오갑 총재측과의 대결 구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신 교수는 “연맹의 고위층과 직접 만나서 권오갑 총재가 연임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선거운동 기간이 되자 권오갑 총재쪽 구단 대표와 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등 범 현대가 투표권을 갖고 있는 대의원을 만나고 다녔다. 그게 바로 정황이다”라고 밝혔다.
신 교수는 단독 입후보했으나 16일 투표에서 과반수의 신임을 얻지 못해 낙선했다. 총 22표 중 찬성 5표, 반대 17표를 받았다. 선거에는 K리그 클래식과 K리그 챌린지 회원사 및 상급단체인 대한축구협회 대표 등 23명이 유권자로 표를 행사했다.
앞서 신 후보의 전략적 낙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 후보가 낙마할 경우 현 총재인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 체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정관에 따르면 현 총재의 임기가 만료되더라도 새 총재 선출시까지 직전 총재의 직임이 유지된다. 일각에서는 권오갑 총재의 결단 있는 행정력과 투자 유치 추진력을 신문선 후보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시선이 상당해, 궁여지책으로 선거 낙마를 통한 권 총재 체재유지 가능성이 조심스레 나왔던 터다.
이날 인터뷰에서 신 교수는 “대의원들에게 총재를 검증할 수 있는 공청회나 ‘나는 4년 동안 프로축구연맹을 이렇게 이끌겠다’ 비전을 제시하는 그런 자리가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답답해서 기자들과 언론인터뷰를 좀 해야 되겠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후보니 연맹 기자진을 사용하겠다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거절 명목은 특정 후보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거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게 기사화되면서 권오갑 총재에 대한 4년간의 평가, 그러니깐 신문선 단독후보와 권오갑 총재의 대결구도로 치닫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이러한 대결구도가 ‘돈 검증’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가 등록을 하고 (신 교수와 권 후보의) 전선이 형성됐다”면서 “갑자기 단독후보인 내게 30억, 40억 타이틀 스폰서 비용을 갖고 후보의 중량감이 있느냐 없느냐 시달리게 된다. 권 총재가 4년 동안 프로축구연맹을 맡고 있을 때 현대오일뱅크에서 타이틀 스폰서로 후원을 해왔다. (반면) 저에게는 돈 구해올 수 있느냐는 거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같은 대결 구도에 대해 “예를 들어 축구경기는 11명이 뛰는데, 등록되지 않은 선수가 등록된 선수와 게임을 하는 거다. 희한한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내가 내놓은 공약은 현실성 있는 대안과 현재의 문제점에 대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를 다 차치해놓고 돈, 돈을 얘기했다”면서 “대학교수인 신문선이가 집을 팔아서 35억, 40억을 가지고 오라는 얘기인가? 이제는 연맹이 변해서 결국은 그 영업 매출을 높이게 되면 이익도 늘어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한 후보가 나타났다면서 신문선이는 돈을 못 해온다는 이상한 논리를 갖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신 교수는 “평소 쓴 소리꾼인 내가 불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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