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태구 기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반부패 시책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평점 70.77점으로 3등급(전체 5등급 중)을 받았다. 지난해에 비해 1등급 올랐다. 기업은행, 수협중앙회, 무역보험공사 등 일부 공공기관을 제외하고 금융관련 기관들은 대체로 등급이 상승했다.
하지만 유독 눈에 띄는 곳은 한국거래소다. 5등급 체계로 바뀐 2013년부터 줄곧 반부패 평가가 하락하고 있다. 2015년부터는 최하위인 5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권익위의 평가와는 달리 한국거래소는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1인당 평균 보수액이 1억870만원이며 이 가운데 성과상여금도 약 3000만원에 달한다. 임원 연봉도 이사장이 1억9135만원, 상임감사위원과 상임이사가 각각 1억5308만원다. 임직원간의 연봉 차이가 불과 1.5~2배 수준인 차별 없는 합리적인 직장으로 보인다. 수치로만 본다면 권익위의 평가는 이해할 수 없다.
권익위의 반부패 평가에 더해 지난해 국회도 한국거래소의 방만경영을 지적한 바 있다. 직원 785명에게 1인당 60만원 상당의 양복 2벌을 선물한 것을 두고 국회가 트집을 잡았다는 것이다. 거래소측은 직원사기를 북돋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직원 복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란 주장이다.
이와 관련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거래소 입장을 설명한 사람은 지난해 이사장으로 부임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다. 그는 이사장 선임 당시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켰지만 실제로는 학자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이후 졸지에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인물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문고리 4인방으로 불리며 전횡을 일삼았다는 모함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는 가는 곳마다 거침없는 말투로 좌중을 압도하기도 했기에 그에 대한 이런 구설수가 더욱 안타까울 따름이다. 국감장에서 국회의원이 안보는 틈을 타 욕설을 하는가 하면, 이를 지적한 국회의원에게는 사실을 부인하며 국회를 환기시켰다. 또한 지난해 대우조선, 한진해운 관련 청문회에서 부위원장 시절 ‘(대우조선 관련) 청탁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해 보좌진과 국회의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최근 그는 민간 금융사의 인사 특혜와 관련해 특검에 출석하는가 하며,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내정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거침없는 언변, 진실에 가까운 직설화법 등으로 가는 곳곳마다 최고 이슈를 몰고 다니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임기는 2019년 3월까지다. 이 기간 동안 정찬우 이사장이 만들어 갈 깨끗하고 청렴한 한국거래소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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