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3일에 걸쳐 조직개편 마무리...롯데의 남은 과제는?

신동빈, 3일에 걸쳐 조직개편 마무리...롯데의 남은 과제는?

지주회사 전환과 호텔롯데 상장 수순…BU장 지원조직도 구성해야

기사승인 2017-02-23 18:44:33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롯데가 4개 BU 체제로 바뀌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는 첫삽을 떴다 .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며 지주사로 만들고 그 아래에 4개 BU를 두는 방식으로 지배구조 개선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배구조 개편에 막대한 자금이 드는 데다가 특검과 최순실 논란이 아직 잠재워지지 않아 리스크는 남아 있다. 

◇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 지주회사 전환의 초석…안착에는 시간 걸릴 듯 

롯데그룹은 그동안 계열사가 직접 보고하는 체계에서 식음과 유통, 화학과 호텔로 대별되는 큰 줄기를 설정했다. 매킨지의 컨설팅을 받아 여러 계열사를 묶은 상위구조인 비즈니스 유닛(BU)를 만든 것이다. 

식음BU는 롯데칠성의 이재혁 부회장, 유통BU는 롯데백화점의 이원준 부회장, 호텔BU는 송영덕 부회장, 화학BU는 허수영 사장이 맡게 됐다. 

허수영 사장이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승진에서 누락된 것을 감안하면 4개 BU는 부회장 직급으로서 각 계열사들을 아우르는 맏형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지배구조 개편은 지난 10월 신동빈 회장이 직접 계열사 독립경영과 준법경영을 선언한 데 따른 조치다. 신 회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된 후 직접 대국민 사과를 통해 투명한 지배구조를 약속한 바 있다. 

투명한 지배구조를 바라는 당국의 요청대로 앞으로 지주회사 전환이 된다면 계열사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가 지주사가 되거나, 롯데호텔과 롯데쇼핑이 분할해 (주)롯데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지주회사가 식음·유통·화학·호텔 BU들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손자회사로 각 계열사들이 배치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계열사들이 어디까지 어느 BU에 묶일지는 대강일 뿐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 좀 더 시간이 걸려야 정확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4개 BU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는 롯데 계열사를 모두 묶기에는 그 포용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BU장을 돕는 지원조직도 새로 만들어져야 해 안착되는 데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4대 BU'로 대표되는 새로운 조직개편이 안착하기까지는 조직 내 역할 분담 등이 보다 명확해져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계열사 독립경영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신 회장은 본사를 롯데월드타워가 있는 잠실로 옮기고 롯데정책본부와 계열사들을 불러모아 새로운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문화를 바꾸고 쇄신하는 실험을 실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 회장으로서는 조직을 쇄신하고 문화를 바꾸는 원년이다. 앞으로 시스템을 안정화시켜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점으로 보인다"고 봤다.  

◇ 호텔롯데 상장 본격화…코리아세븐, 롯데리아도 상장 예정 

사업구조 재편을 마친 롯데는 다음 수순으로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을 고려하다가 검찰발 본사 압수수색 등으로 인해 두 번이나 어쩔 수 없이 무산시킨 바 있다. 

호텔롯데 상장이 본격화되면 3~4조원 가량의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계열사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기에는 이 정도 금액은 적다. 증권가에서는 6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고 교차지분을 없애려면 약 10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리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이 마무리되는 대로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등 주력 계열사를 더 상장시켜 자금을 모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신 회장은 10월 코리아세븐 등의 상장을 더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롯데제과나 롯데칠성, 롯데쇼핑 등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할하고, 대주주 지분을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한 뒤 투자회사들을 합병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외에도 세부적인 지분을 사들이고 정리하는 과정을 밟아야 해 한동안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검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 최순실 논란 등으로 기업에 대한 여론정서가 악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롯데에 대한 칼날이 들이밀어질지 확실하지 않다. 

한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앞으로 새로운 CEO가 업무를 맡고 BU가 제대로 기능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빠른 시일 내에 안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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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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