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경찰이 농아인(청각장애인) 투자사기단 ‘행복팀’ 지역팀장 1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앞서 경찰은 전국 농아인 500여 명을 대상으로 고수익을 미끼로 28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행복팀 총책, 총괄대표 등 8명을 구속하고 지역팀장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에 구속된 팀장은 앞서 구속기소된 행복팀 총책에게서 지시를 받고 신고를 하지 못하도록 피해자들을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 재건을 목적으로 행복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이들이 사실상 모두 구속된 셈이다.
이에 따라 신고를 꺼리던 피해자들이 잇따라 나설 것으로 예상돼 사건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남 창원중부경찰서는 행복팀 지역팀장 A(38)씨를 범죄단체가입‧활동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역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농아인 피해자들을 은행 또는 제2금융기관으로 데려가 대리인 행세를 하며 전화대출을 유도, 대출을 받게 하는 수법으로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앞서 구속기소돼 교도소에 수감 중인 행복팀 총책‧대표들에게 10여 차례 면회를 가서 범행을 축소‧은폐하고 경찰 신고를 막으라는 지시를 받고 피해자들에게 합의서 제출을 종용하고 회유해 조직원 이탈을 단속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들에게 “구속된 대표들은 모두 무죄로 석방될 것이다” “지금 경찰에 신고하면 투자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 “언론보도는 전부 거짓말이다”는 등으로 속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정작 이 사건 피해자들이 피해 신고를 꺼려한 탓에 실제 경찰에 접수된 피해 규모는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불구속 입건돼 총책 등에게서 지시를 받고 움직이던 A씨가 이번에 구속됨에 따라 행복팀 피해 신고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규 수사과장은 “범죄단체조직인 행복팀 재건을 목적으로 활동하던 팀장급을 피해자 보호를 위해 철저한 추가 수사로 구속했다”며 “한국농아인협회 등 유관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피해자 법률지원, 보호기관 연계 등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0일 오후 2시 창원중부경찰서 3층 회의실에서 한국농아인협회 전국 시‧도 관계자 등이 참석해 행복팀 사건 피해 회복을 위한 간담회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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