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도심서 계속 죽어가는 새…주민들 술렁

창원 도심서 계속 죽어가는 새…주민들 술렁

기사승인 2017-04-13 18:56:19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왜 자꾸 이곳에서 새가 죽어 가는지 이유가 궁금합니다. 지난주에도 몇 마리가 죽어 있던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요.”

경남 창원의 도심에 있는 한 '둔턱'이 연일 동네 주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지난달 23일 이곳에서 120여 마리의 새가 죽은 채로 발견돼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도 죽은 새가 계속 포착되면서 원인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불안감도 느는 듯한 분위기다.

야생조류 집단 폐사 발생 3주가 지난 13일 오전 현장을 다시 찾아가봤다.

주변을 둘러보니 어렵지 않게 죽은 새 1마리가 눈에 띄었다.

 

 

몸길이 20가량의 직박구리로 추정되는 이 새는 죽은 채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다.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니 깃털 상태 등으로 미뤄 짐작컨대 죽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듯했다.

지난달 집단 폐사한 야생조류도 대부분이 직박구리였다.

이곳에서 만난 한 60대 등산객은 이 주변 야산에 등산 다닌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새가 떼죽음 당한 것은 처음 겪었다지난달에 이어 최근에도 계속 새가 죽는 게 목격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곳도 아닌 이 둔턱 주변에서만 죽은 새가 계속 발견되는 걸 보면 분명 자연 상태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은 아닌 것 같다원인이 무엇인지 밝혀 달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이곳에서 발생한 야생조류 집단 폐사는 고독성 농약 중독이 그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역학조사에 나선 국립환경과학원이 죽은 새 일부를 수거해 조류인플루엔자(AI) 정밀 검사한 결과 AI 감염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뜻밖에도 부검한 새에게서 모두 고독성 농약인 포스파미돈성분이 검출됐다.

결국 새들은 이 농약에 중독돼 떼죽음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스파미돈은 솔잎혹파리 방제 등 주로 소나무 재선충 방제용으로 사용하는데, 창원시는 이곳 주변에서 소나무 방제 작업을 실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누군가의 고의 범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날 발견한 죽은 새도 같은 농약에 중독돼 죽었을 가능성이 높아 고의 범행에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이에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도 이를 배제하지 않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은 새 사체 부검을 의뢰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시민 정모(34)씨는 사람의 소행이 맞는지, 사람이 맞다면 더 이상 새가 죽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라도 범인이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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