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의 꽃, 의류MD]① '프리미엄 PB의 시작' SJ와니 이끄는 GS샵 강혜련 차장

[홈쇼핑의 꽃, 의류MD]① '프리미엄 PB의 시작' SJ와니 이끄는 GS샵 강혜련 차장

기사승인 2017-05-17 18:28:26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국내 탑 디자이너 손정완의 세컨드 브랜드인 'SJ와니'. 벌써 6년째 GS샵과 인연을 맺어오며 홈쇼핑 대표 브랜드의 명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홈쇼핑이 싸고, 많이 주기만 하는 곳이 아니라 백화점 상품 못지 않으면서도 가성비가 훌륭한 프리미엄의 이미지를 갖게 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손정완의 ‘SJ와니’가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미엄 존을 홈쇼핑 내 처음으로 구축해 낸 GS홈쇼핑은 가장 견고하게 이 자리를 지켜 오고 있다. 지난달 21일, SJ와니를 직접 만든 GS샵의 패션의류팀 강혜련 MD(차장)를 만났다. 밝고 소탈한 그녀지만 프로페셔널한 MD인 만큼 패션에 대한 설명을 할 때는 눈빛이 반짝이며 매우 진지하면서도 열정적이었다. 

-어떻게 MD를 하시게 됐나. 

=제 첫 커리어는 오픈마켓 의류 MD로 했다. GS샵에도 인터넷 MD로 왔다가 1년 후에 업무가 로테이션 되면서 방송 MD로 넘어온 케이스다. 이곳에는 저희가 표현하는 e커머스쪽, 그리고 케이블 MD가 모두 있어 채널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커머스를 할 때는 인터넷 안에서 의류를 팔았고 지금은 채널, TV를 통해서 상품을 파는 행위를 하고 있다.

-뭐가 많이 다르다고 느끼나. 
 
=옷을 파는 목적은 똑같으나 판매 기획 등은 매우 다르다. 인터넷 MD같은 경우는 주체가 다르다. 실상 협력사가 물건을 가지고 있고 오퍼레이팅이라든지 큐레이팅 해야 하는 기능이 더 많다. 매장에 어떤 상품을 진열해서 어떻게 팔지를 생각한다면, 홈쇼핑 MD는 상품 기획에서부터 수량 관리에서부터 재고 관리까지 한다. 보통 MD는 오퍼레이션, 운영이라고 하면 방송(홈쇼핑)MD는 기획인 것 같다. 

-SJ와니는 처음부터 같이 하신 건가. 
 
=손정완 디자이너 브랜드를 6년째 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하는 브랜드는 많았으나 SJ와니 손정완 같은 경우에는 기존 브랜드와 다른 2.0세대라고 볼 수 있다. 기존에는 디자이너들이 이름만 빌려줬다면 손정완 디자이너는 작업을 같이 하고 있다. 그 분은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거고 저희는 홈쇼핑화, 홈쇼핑에서 상품을 팔 수 있게 돕는 역할이다. 상품 루트라든지 디자이너를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이 다르다. 

-어떻게 기획하는가.
 
=상품을 기획하기 전에 같이 모여서 아이템 구성부터 들어간다. 올 봄에 블라우스면 블라우스, 팬츠면 팬츠. 이번에는 블라우스를 한다면 먼저 이런 디자인을 해 보는 게 어떠냐고 디자이너가 말씀을 주신다. 백화점과 고객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디자인을 주신다 하더라도 홈쇼핑 고객의 감도에 따라서 다른 것을 제가 제시를 한다. 그러면 그 다음은 상품을 만들어 주는 협력사가 낀다. 선생님과 저희가 공감대를 이룬 상품을 만들어서 그 다음에는 소재는 이런 걸 썼으면 좋겠다, 해서 모든 호흡을 맞춘다. 상품이 A부터 Z까지 나오는. 손정완 디자이너가 재고를 책임져 주시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품이 나오는 모든 과정에 참여해 주시는 것은 맞다. 

-홈쇼핑에서 팔릴 만한 상품은 무엇이라고 보고 기획하나.
 
=그게 적중도를 맞춘다는 게 어렵다. 어려운데 그래도 홈쇼핑은 싸고 많이 주는 게 홈쇼핑이라는 인식에서는 많이 벗어난 것 같다. GS샵도 손정완 디자이너를 영입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소통하는 스토리의 상품을 기획하는 것도 많이 바뀌었는데 오프라인 트렌드와 맞추어 노출을 한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저가형 다중구성’은 아니지만, 요즘은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가성비, 합리적인 소비, 가치소비 같은 트렌드다. 그렇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온타임의 상품을 가격은 가볍게, 그렇지만 SPA 브랜드보다 소재는 좋게. 그렇게 하다 보니까 고객 접점에 맞는 상품이더라. 그 접점을 찾는 게 어렵다. 

-SJ와니는 타 브랜드와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갖고 있나.  
 
=SJ와니는 대한민국 탑 디자이너인 손정완이 참여한, 손정완의 세컨드브랜드로 생각하셔도 된다. 6년차이지만 베스트 아이템이 많다. 저희가 실적도 실적이지만 분당취급액이라는 게 있다. 매우 중요하다. 분당 주문액도 1억원이 넘었던 적이 있다. 매출을 얼마나 하느냐도 중요한데 회사에서 상위권이다. 안되는 상품은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품은.
 
=지금 SS시즌이니까 여름에 하는 린넨 블라우스 시리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 백화점 경쟁사 대비해서 GS샵이선정한 SJ와니의 린넨 블라우스 시리즈가 가장 잘 됐다. 이 제품이 잘 돼서 CJ·롯데 모든 홈쇼핑이 카피를 했을 정도로 세 시즌 린넨 블라우스를 잘 팔았다. 그리고 손정완, SJ와니 하면 사브리나 팬츠다. 아예 상품명을 사브리나 팬츠라고 지었다. 홈쇼핑은 바지 1종을 파는 게 어렵다. 대부분 3종에 7만9000원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바지 하나에 6만9000원이다. 이 정도면 홈쇼핑에서는 정말 비싼 편이다. 이 사브리나 팬츠도 3년째 팔고 있는데 그것도 스테디셀러 아이템이다. 저희의 단품 바지 파는 영역을 다른 홈쇼핑에서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대표 상품을 단품으로 파는 것. 품질에 그만큼 자신있다고 보아도 되는 것인가. 
 
=품질도 그렇고 디자인도 그렇고 자신 있다. 손정완 선생님 자체가 사브리나 핏의 바지를 좋아한다. 3년 동안 하고 있는데 본인이 백화점 플레이어이기도 하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잘 하고 있는 바지를 홈쇼핑에서 하기를 싫어한다. 웬만하면 잘 안 하는 걸 해야 서로 버틀넥이 없는 거지 않나. 그래서 정말 바지 아이템 만큼은 주시지 않으려고 했다. 백화점에서 손정완 매장 안에서도 베스트 아이템이기 때문에. 저희가 3년 동안 그녀를 설득해서 만든 거다. 그 때도 한번 기획해서 와 봐라, 아이템이 별로면 나는 안 하겠다 했다. 그녀의 고유 패션인 사브리나 팬츠 시제품을 만들어 가니까 감동을 금하지 못하시더라. 너무 잘 만들었다고. 그게 방송에서도 초대박이 났다. 고객들도 정말 많이 기다렸던 거다. 윗도리는 보여주면서 왜 팬츠는 없나. 팬츠가 벌써 3년째 운영하고 있다. 봄 시즌으로 보면 3년차인데도 올해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고 있다. 

-디자이너를 3년 동안 설득하셨다고 했는데 어려운 점이 많으셨을 것 같다.
 
=3년뿐만 아니고 그 전 2년, 예전부터 얘기가 있었는데 많이 고사하셨다. 돈이나 볼륨을 키워주는 브랜드가 아니라 재능 기부 할 수 있기를 바랐다. 처음에 최고의 밴더를 붙여달라, 최고의 MD를 붙여달라 얘기를 하셨다. 타사도 디자이너 브랜드를 하긴 하는데 아직까지도 1.0세대, 1세대 이름만 빌려서 한다. 저희는 맨 처음의 계약 조건이 내 이름만 가지고 하는 브랜드는 하지 않겠다, 였다. 
 
-어떻게 의견을 맞춰 가나.
 
=힘들기는 많이 힘들다. 디자이너는 홈쇼핑의 생리를 모르시지 않나. 그리고 본인이 오프라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품질에 매우 예민하다. 얼마 전에도 상품평을 보고 모니터링을 다 하신다. 컬러, 이런 것을 컨펌할 때 본인이 원하지 않는 컬러를 하기가 너무 어렵다. 손정완 담당 MD가 지금 6년째 변하지 않는 이유가 벽을 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의 주관이 뚜렷해서. 하지만 이 곳은 백화점에서만 하는 한정된 고객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매스와 대중을 상대하는 시장이다. 방송에서는 안 받는 컬러도 있고, 그런 걸 설득하기가 정말 어렵다. 손 디자이너와 하면서 노하우 터득을 많이 했다. 

-SJ와니는 최장수 PB 브랜드로도 유명한데.
 
=경쟁사 분들과 얘기할 때 SJ와니의 성공사례를 궁금해 한다. 홈쇼핑에서 패션 브랜드를 5년 이상 지속하는 게 어렵다. 최장수 브랜드다. 그 브랜드가 일정 기간이 되면 싸게 팔려고, 볼륨을 키우다 보니까 초심에서는 벗어나서 콘셉트에 맞지 않게 움직이는데 SJ와니 같은 경우는 디자이너와 밴더와 MD, 이 3박자가 연결돼서 가니까 저희가 항상 의도하는 콘셉트와 이런 게 무너지지 않았다. 경쟁사에서도 SJ와니 같은 브랜드 성공사례를 모니터링 많이 하고 궁금해 하시고. 그런다. 그 노하우는 변함없는 맨파워(manpower)인 것 같다. 손 선생님도 돈에 흔들리지 않고 본인이 하고자 하시는 게 굳건하시고 밴더도 크게 벌지는 못하지만 끝까지 해주시고, 저도 제가 생각하는 방향성대로 잘 끌고 오는 거 같는 것. 팀웍이 있어서 이 정도까지 온 것 같다. 

-SJ와니 말고 다른 프리미엄 브랜드도 맡고 계신다고 들었다.
 
=GS샵에서 '마리아꾸르끼'는 지금 잡화가 시작을 했고, 패션 같은 경우 봄부터 하고 있다. 탄탄하게 해서 봄에 터뜨렸는데 잘 되고 있다. 마리아꾸르끼는 핀란드에 국빈 방문을 하는 정재계 인사들에게 넥타이나 스카프로 유명해졌다. 힐러리도 클린턴과 함께 핀란드에 왔을 때 꾸르끼 백 샀다. 그쪽에서는 굉장히 대중적인 명품이면서도 권위도 있고, 북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다. 

-어떻게 마리아꾸르끼를 들여오게 되었나. 
 
부사장님과 상무님이 삼고초려하셔서 성사됐다. 처음부터 마리아꾸르끼를 가지고 올 수 없었다. 마리메꼬, 이런 세컨드 브랜드부터 가져왔다. 10만~20만원대의 세컨드브랜드 핀에스커를 저희가 매우 잘 팔았다. 가죽의 퀄러티나 색감이 조금 독특했다. 가죽이 엠보 같은 것도 있고, 색깔도 회색이나 딥그린 색이 나고,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북유럽풍의 컬러 이러면서 잘 팔렸다. 그렇게 잘 하고 나니까 마리아꾸르끼 여사가 마음이 바뀌었다. 마리아꾸르끼가 국내 현대백화점에 들어가 있다. 현대백화점이 한 80만~90만원대에 팔리더라. 그 같은 모델을 우리는 반값에 판다. 그러니까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걸 오랜 기간 동안 신뢰를 쌓아서 가능했다.

-GS홈쇼핑에서 이런 프리미엄 브랜드가 나오게 된 이유라면. 
 
=GS의 강점은 홈쇼핑 중에서 고가 조닝(Zoning)을 가장 잘 메이킹하고 판매를 잘 한다는 것이다. 경쟁사였던 CJ가 7~8년 전에 1등 자리를 놓친 것도 고가 조닝에 대한 판매 출구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서다. 롯데도 실질적으로 롯데로 들어오는 고객들이 워낙 저가형 다중성을 많이 원하다 보니까 그 시장을 그렇게 뚫지 못하고, 현대는 더더욱 힘들다.
예를 들어 마리아꾸르끼 셋업 자체가 19만8000원이면 홈쇼핑에서 절대 싼 가격이 아니다. 하지만 백화점보다 가격을 낮추어서 론칭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채널 파워가 있기 때문에 저희가 과감히 그런 브랜드를 만들고 론칭할 수 있는 것이다. 채널을 믿고. 채널의 파워인 것 같다. GS이기 때문에 기획하는 것. 

-채널 파워, 예를 들어준다면.
 
=예를 들어 마리아꾸르끼에서 원피스를 기획해서 정말 잘 팔았다. 상품을 기획할 때 사실 원피스 같은 경우에는 죽음의 아이템이다. 치마를 잘 안 입기도 하지만 기장감이라든지 이런 게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잘 판매를 안 한다. 그런데 마리아꾸르끼 같은 경우는 조닝 자체를 고가 조닝으로 해 놓고 재계 인사들이 많이 찾다 보니까 원피스에 스카프를 많이 두르고 했을 때 한 번 해보자 했을 때 어떻게 어떤 셰이프(shape)를 가지고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다. 단품에 그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잘 팔렸다. 그래서 저희가 마리아꾸르끼를 계속 브랜드를 메이킹해 나가면서 판매가는 SJ와니보다 상당히 높다. 그래서 그 시장 자체는 저희가 독식할 수 있는 그런 조닝인 것 같다. 꾸르끼와 함께 고가 조닝의 브랜드를 이어가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GS샵만의 강점이라면.  
 
=예전처럼 가성비만으로 하는 것은 굳이 저희 채널이 아니더라도 가성비로 판매하는 곳은 많다. 저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같이 그 어려운 조닝을 경쟁하는 게 아니고 저희만이 잘할 수 있는 시장이다. 5~6년 전부터 저희는 고가의 프리미엄 전략을 세웠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거기가 빈 시장이기도 하다. 접근하기도 어렵고 홈쇼핑이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도 어렵다. 도 아니면 모. 고객을 잡기도 어렵다. 그런 분들은 눈높이가 너무 높기 때문에 여기가 아니면 백화점이라든지 갈 수 있는 매장이 너무 많은 거다. 그들의 눈높이에 맞추기가 힘들기 때문에 모든 채널 중에서 다 상품 기획을 할 수 없는 그런 점이 있다. 그런데 저희는 이미 손정완이라든지 대한민국 탑 디자이너들. 쏘울의 김서룡, 김정은 디자이너라든지 이미 코웍(co-work)을 많이 했다. 감도 있고 트렌디한 부분을 선점하는 부분은 저희만의 장점인 것 같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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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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