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직원에게 반품된 먹거리 판매해 '논란'

이마트, 직원에게 반품된 먹거리 판매해 '논란'

기사승인 2017-05-15 09:36:2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이마트 일부 매장이 폐기해야 할 상품을 직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특히 이 직원들 중에는 정규직이 아닌 파견직이 많아 논란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관계 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마트 일부 매장이 폐기해야 할 반품·교환 상품을 일주일에 한 번씩 싼 가격으로 내부 직원에게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마트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반품·교환된 상품 중 다시 사용이 가능한 것을 골라 저렴한 가격에 직원들에게 재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 중 내부 규정상 판매가 금지된 먹거리 상품이 포함돼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반쯤 먹다 반품한 쌀이 판매된 적도 있었고 위해 물질 유출이 의심돼 반품된 찌그러진 캔 식품이 버젓이 판매되기도 했다. 유통기한이 짧은 냉장식품도 판매대에 올랐다.

이마트 측은 이처럼 교환·반품된 먹거리를 팔면서 직원들에게 왜 해당상품이 교환·반품 대상이 됐는지 이유를 자발적으로 알리지 않았다. 반품된 식품의 경우 변질 가능성 등을 따져봐야 했지만 관련 절차 없이 가격만 대폭 낮춰 판매했다. 게다가 반품·교환 상품은 싸게 판매된다는 이유로 교환이나 환불도 해주지 않았다. 

반품·교환 상품은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판매됐고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은 파견직들이 주로 구입했다. 재판매를 통해서도 팔리지 않은 상품은 그제야 모두 폐기 처리됐다.

김주홍 이마트 노조위원장은 "이마트는 수년 전부터 교환·환불 이유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채 싼 가격만 앞세워 하자품을 팔아왔다"라며 "교환·환불 식품은 폐기돼야 하는데 결국 위해성 점검도 없이 직원들이 사먹도록 유도한 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의 95% 정도는 '을' 위치에 있는 파견직"이라며 "싼값에 혹해 구매했다가 심각한 문제를 뒤늦게 발견해도 불만을 제기하지 못하고 그냥 버릴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런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반품·교환 상품을 내부적으로 재판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봉된 쌀이나 냉장제품 등은 판매 금지 대상이라고 해명했다.

이마트 측은 "매장마다 냉장 냉동식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지침이 존재하고 있다"며 "이를 안 지킨 매장이 있는지 현재 점검 중"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마트 측의 이런 행위가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부당한 조건을 제시해 거래를 강제하는 행위'에 해당하는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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