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준범 기자] 영화로 알려진 ‘엽기적인 그녀’가 사극 드라마로 재탄생됐다. 배우 차태현, 전지현 주연의 영화 ‘엽기적인 그녀’가 2001년 개봉된 지 16년 만이다.
연출을 맡은 오진석 PD는 첫 방송을 앞둔 SBS 새 월화드라마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원작의 이야기를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 했다고 밝혔다. 15일 오후 2시30분 서울 목동서로 SBS 사옥에서 열린 ‘엽기적인 그녀’ 제작발표회에서 오 PD는 “원작을 피해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며 “원작을 따라한 거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정공법으로 ‘엽기적인 그녀’ 원작에 접근했다”고 말했다.
주연 견우 역을 맡은 주원은 “영화와 다른 새로운 드라마”라며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있는 영화의 몇 장면을 드라마에 녹여서 표현했다. 영화는 이랬지만 드라마는 이렇다고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제작진은 최근 사회에 대한 풍자나 비판이 많은 드라마와 달리 이야기 자체에 집중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오 PD는 “이야기에 집중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며 “시대나 사회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가 최근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순수하게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은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대나 상황을 내려놓고 한 시간 동안 오롯이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도 드라마 본연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주원은 드라마가 첫 방송되기 전인 오는 16일 현역으로 군 입대가 예정돼 있다. 제작발표회가 열린 바로 다음날이다.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날 주원은 “차기작을 고르면서 군대 가기 전 마지막 작품이 되겠구나 생각했다”며 “그래서 더 신중하게 결정했다. 제가 사극이나 로맨틱 코미디에 출연하는 것을 팬들이 보고 싶어 했다. 그것이 출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군 입대를 앞둔 소감도 털어놨다. 주원은 “당장 내일 입대한다”며 “기분이 이상하지만 생각보다 괜찮다”고 전했다. 이어 “얼마 전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 ‘내가 왜 안 웃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며 “‘엽기적인 그녀’는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인 만큼 모든 면에서 신경을 많이 썼다. 촬영 도중에 영장이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하면서 찍었다”고 설명했다.
여주인공을 맡은 오연서는 캐스팅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앞서 ‘엽기적인 그녀’의 여주인공을 뽑는 대국민 오디션을 진행했지만, 그 결과와 달리 오연서가 캐스팅되며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대해 오연서는 “저만 관련된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얘기하든 오해가 생길 수 있다”고 전제하며 “오디션을 진행한 것도 알았고 1위로 뽑힌 분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제가 제안을 받았을 때는 다 정리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일 때문에 출연을 결심하기 전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감독님과 얘기도 많이 하고 대본도 읽어봤다. 대본도 좋고 상대 배우와 감독님도 좋은 상황에서 공석이 된 역할을 거절하기 힘들었다. 그 당시 바로 해명하고 싶었지만, 영화 ‘국가대표2’를 홍보 중이었다. 작품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엽기적인 그녀’는 까칠한 도성 남자의 대표주자 견우(주원)와 조선의 문제적 그녀(오연서)가 펼치는 예측불허 로맨스 드라마다.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후속으로 오는 2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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