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정부경남청사의 ‘갑질’ 논란

끊이지 않는 정부경남청사의 ‘갑질’ 논란

기사승인 2017-05-25 10:18:55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행정자치부 산하 정부경남지방합동청사(이하 경남청사)갑질논란이 또 불거졌다.

경남청사가 이례적으로 하청업체 측으로부터 장비 소유권을 넘겨받은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이 하청업체가 소속된 전국 단위 단체까지 나서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유사 사례를 볼 수 없는 갑질 횡포라며 반발, 기관 대 단체 간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앞서 경남청사는 하청업체 인사권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파견법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되는 등 계속 도마에 오르고 있다.

경남청사는 지난해 1A업체와 3년 동안 청사 내 건축기계소방전기 분야 관리 등 시설 업무의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A업체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1900만원 상당의 기계장비를 구입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말 A업체 청사 현장대리인은 경남청사 공무원에게서 확약서를 이메일로 전달받았다.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공구감가상각비 비목으로 구입한 장비공구 등에 대한 소유권이 계약 완료일 이후 발주기관(경남청사)로 귀속된다는 내용이었다.

다시 말해 하청업체와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장비 등은 원청업체 소유가 된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경남청사 소장 B씨는 공구손료 명목으로 장비가액 100%를 하청업체에 지급하기 때문에 소유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판단해 확약서를 받은 것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A업체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A업체 현장대리인 C씨는 앞서 하청업체 계약이 완료됐을 때는 이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다. 경비 비목의 공구손료인 공구감가상각비로 처리돼 소유권은 하청업체에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 와서 소유권이 원청업체에 있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정은 이렇더라도 실상 갑이 요구하는데 을이 어떻게 거부하겠냐어쩔 수 없이 확약서에 도장을 찍어 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경남청사가 지난달 28기계장비가 무단 반출됐다A업체 관계자 3명을 경찰에 고발하면서다.

고장이 난 기계를 A업체가 수리 맡기는 과정에서 다른 장비도 반출됐는데 이를 원청업체에 보고승인이 없었다는 것이다.

경남청사는 경찰에 이 확약서를 증거 자료의 하나로 제출했다.

이 시기는 경남청사가 현장대리인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을 A업체에 보내 갑질 논란이 일던 직후였다.

C씨는 계약 만료 후 소유권이 원청업체로 넘어가는 확약서를 근거로 한다면 거꾸로 계약 기간 내에는 하청업체 소유라는 것인데, 그러면 무단 반출이라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것 아니냐의도적으로 경찰에 고발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지난 11일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던 A업체 관계자 3명에 대해 혐의 없음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소장 B씨는 고발된 사건은 검찰과 경찰에서 판단할 사안으로, 소유권 부분은 법리적으로 따져볼 문제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A업체가 소속돼 있는 전국 500여 개 특수경비관리용역 업체 모임인 한국시설관리사업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도 나서 경남청사를 강도 높게 규탄했다.

협동조합은 지난 19일 행정자치부에 기본장비소유권 분쟁에 관한 의견서라는 제목의 항의 공문을 보냈다.

협동조합은 이런 사례는 다른 공공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너무 과도한 갑질이라며 경남청사는 어떤 법적 근거에 의거해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는지 명확하고 자세한 답변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덕로 협동조합 이사장은 과연 이런 갑질이 해당 공공기관의 공식 입장인지 궁금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경종 민주노총 일반노조 지부장은 확약서는 경남청사의 또 다른 형태의 갑질이 분명하다면서 기계나 장비 또한 원청업체 소유로 본다면 현재 고용노동부에 고발된 파견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불법 파견 소지 정황이 포착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 지부장은 경남청사는 최근 들어 하청업체에 대한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계속 불거져 나오고 있다재발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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