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탈장 위험 높인다?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탈장 위험 높인다?

기사승인 2017-06-07 03:00:00

 [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서울 종로구에 사는 직장인 윤 모씨(남성, 31세)는 지난달 말부터 회사 근처의 크로스핏 센터에 등록하고 고강도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여름휴가가 3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는 조급한 마음에 최근 유행한다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으로 복근 운동을 집중적으로 해왔다. 그런데 몇 주 전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하던 중 사타구니 주변이 작은 공처럼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병원을 찾은 윤 씨는 갑작스러운 고강도 운동으로 복압이 증가해 ‘스포츠 탈장’ 이 나타난 것으로 진단받았다.

때 이른 무더위에 혹독한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강도 높은 운동과 낮은 강도의 운동을 반복하는 고강도 인터벌 운동(HIIT, High Intensive Interval Training)이 노화를 늦추고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칼로리를 소모해 뱃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각광을 받는 추세다. 그러나 섣부른 욕심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했다가는 체지방이 빠지기 전에 장이 빠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크로스핏, 타바타 운동, 서킷트레이닝 등의 고강도 운동을 할 때 흔히 발생할 수 있는 탈장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무리한 고강도 운동→ 복압 증가→스포츠 탈장으로 이어져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져 구멍이 나면서 장이 압력에 의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한다.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구분할 수 있는데, 복압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높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탈장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 빈도가 잦으나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탈장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명 ‘스포츠 탈장’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주로 과격하고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운동선수들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일반인에게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고강도 운동을 하면 복벽에 과도한 긴장과 복압의 상승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민상진 메디힐병원장은 “근력운동은 신진대사를 향상시키고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 자신의 신체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복부 근육이 당길 정도로 무리하게 복근 운동을 하거나 몸을 비트는 행위를 반복하면 오히려 복부 근막을 손상시켜 심한 경우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근력 운동 시에는 충분한 준비운동과 운동 후 스트레칭을 철저히 해 복부 근막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탈장, 방치했다간 괴사 위험
탈장은 장기가 탈출된 것으로 자연 치유되거나 약물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수술적 치료가 불가피하다. 더욱이 탈장은 초기에 아랫배 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장시간 방치하게 되면 장기에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할 수 있다.

탈장이 생기면 서서 배에 힘을 줄 때 사타구니나 배꼽 부위가 작은 풍선 주머니처럼 불룩하게 튀어나오는데, 눕거나 해당 부위를 누르면 다시 뱃속으로 들어간다. 초기에는 복압이 높아지는 상황일 때만 돌출부가 생기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돌출 부위가 계란 정도의 크기만큼 커져 손으로 누르거나 누워도 없어지지 않는다. 만일 기침을 하거나 대변을 볼 때 배 안에서 압력이 느껴진다면 탈장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민상진 메디힐병원장은 “만일 빠져 나온 장이 본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해당 부위의 장기가 썩어 장을 절개해야 하는 큰 수술이 동반돼 치료가 어려워진다”며 “탈장수술은 위급하거나 복잡한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대형병원이 아니라도 소화기 센터나 외과가 개설된 병원에 내원해 전문의 진단 후 가능한 빠르게 수술로 치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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