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지난 10일 오후 경남 창원의 한 PC방에서 건장한 남성들이 한창 게임 중이던 A(40‧여)씨 주위를 에워쌌다.
최근 창원지역 공장에 기승을 부렸던 여자탈의실 절도 사건 용의자가 경찰에 두 달 만에 붙잡히는 순간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PC방이나 찜질방 등을 오가며 전전했다.
수중에 돈이 없어 잠잘 곳이 마땅치 않을 때는 무작정 병원을 찾아가 빈 병실에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돈이 궁하던 A씨는 창원지역에 공장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생활비를 마련할 기막힌 묘책이 떠올랐다.
공장에 출근하는 여직원인 것처럼 속여 여자탈의실에서 금품을 훔치기로 했던 것.
A씨는 오전 출근시간대에 시내버스를 타고 창원 공장 일대를 돌아다녔다.
여직원이 많고 경비실이 없는 공장을 범행 대상으로 물색하기 위해서였다.
A씨는 이렇게 물색한 공장 정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 곧장 여자탈의실로 직행했다.
A씨는 이곳에 있던 옷장 문을 부수고 여직원 지갑에 든 현금과 상품권 등을 훔치고 달아났다.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A씨에게 당한 피해자가 15명에 이르렀다.
A씨는 도난 신고로 수사에 착수한 경찰에 결국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A씨 인상착의를 확인하고 동선을 추적, PC방에 있던 A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에도 창원 일대 공장에서 같은 수법으로 범행한 혐의로 수배 중에 재차 절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12일 특수절도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그랬다’고 진술했다”며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고 재범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여죄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