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 이대호(35)의 부진 아닌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15일 이대호의 타율은 3할6푼3리로 이 부문 1위다. 기대치만큼의 활약을 보이는 것처럼 여겨지지만 타격 지표를 세세하게 뜯어보면 얘기가 다르다.
이대호의 장타율은 5할3푼4리,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OPS는 9할6푼3리다. 리그 4번 타자 가운데 각각 7위와 10위의 기록이다. 이마저도 6월로 범위를 좁히면 장타율은 2할8푼6리, OPS는 5할8푼6리에 그친다. 기록한 홈런은 1개도 없고 2루타와 3루타도 전무하다.
장타가 실종되자 득점권에서의 위압감도 줄었다. 이대호의 득점권 장타율은 올 시즌 4할2푼3, OPS는 8할8푼이다. 이대호와 함께 100억 FA 시대를 연 KIA 최형우가 장타율 6할5푼5리, OPS 1.162를 각각 기록 중인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대호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3할6푼6리로 준수하다. 하지만 리그에서 3번째로 많은 83타석의 득점권 기회를 부여받았음에도 타점은 39개가 전부다. 장타가 나오지 않으니 한 번에 많은 타점을 쓸어 담는 것이 힘들다.
6월 들어 뜬공(15개)과 땅볼(12) 비율에서 큰 차이가 없다. 공을 띄우질 못하니 장타를 기대하기 어렵다. 선구안도 무너졌다. 볼넷 1개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은 8개를 당했다.
부진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기대가 큰 만큼 아쉬운 성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뒤 올해 4년 150억에 도장을 찍고 롯데로 복귀했다. ‘거인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이대호가 돌아오면서 팬들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실제로 이대호는 4월에 타율 4할9리 6홈런 16타점, 5월에는 3할4푼1리에 4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롯데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장타율도 5할 중반대를 웃돌았다.
그러나 6월 들어 침묵하기 시작해 덩달아 롯데도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마운드까지 무너지면서 팀은 29승33패 7위로 하위권 추락을 걱정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최준석과 전준우, 강민호 등이 타선에서 힘을 써주고 있지만 팀의 구심점인 이대호의 활약이 중요하다. 시즌 초반 덕아웃에 활기를 불어넣던 이대호였지만 최근 근심이 드리운 얼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고 있다. 서둘러 마음을 다 잡고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 필요가 있다.
허약한 마운드를 감안하면 대량득점이 절실한 롯데다. 이대호의 장타 한 방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의 변화’를 외쳤다. 팀 반등은 이대호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