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가 총체적 난국 속에 악몽 같은 6월을 보내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KIA·넥센과의 6연전을 전부 내줬다. 19일 현재 29승37패 승률 4할3푼9리로 리그 7위에 랭크돼있다. 5할 승률은 커녕 어느덧 승패마진 -8을 기록 중이다.
투타가 무너지면서 연일 고전하고 있다. 지난 주 롯데가 기록한 총 실점은 47점, 팀 평균자책점은 7.94에 달했다.
마운드 붕괴의 발단은 외인 투수들의 부진이었다. 레일리와 애디튼이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2군으로 내려갔고 둘의 자리를 박시영과 김유영, 노경은 등의 불펜 자원이 채웠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다. 노경은을 제외한 대체 선발 카드가 무위에 그쳤다. 대체 선발의 조기강판, 적은 구성원을 이용한 불펜 운용은 과부화만 초래했다. 이로 인해 조원우 감독의 관리야구도 단숨에 허물어졌다. 3일 전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2군에서 다시 끌어올려 선발로 투입한 레일리도 실망만 안겼다.
최후의 보루였던 타선마저 침묵했다. 지난주 롯데의 팀 타율은 2할4푼9리로 리그 최하위였다. 기록한 타점 절댓값도 20개로 리그에서 제일 적었다. 이대호를 비롯한 중심타선이 침묵을 거듭했다. 전준우를 4번 타자로 내세우는 등 타순 변화도 시도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롯데 사정상 ‘새 얼굴’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갖기 힘들다. 퓨처스리그(2군)에도 마땅한 콜업 자원이 없다. 김주현과 김재유 등의 준수한 타자들은 그렇다 쳐도 투수진은 2군에서도 고전 중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6.21로 12개 팀 중 8위, 남부리그에서는 6팀 중 4위의 성적이다. 마운드도 불안한 롯데는 남부리그에서 23승2무36패로 최하위다.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신인이 전무한데다가 베테랑 정대현과 이정민 등은 당장 1군에서 통할만한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야수로 전향했던 김대우가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투수로 등판하는 일이 벌어졌다. 투수 가뭄에 시달리는 롯데의 처참한 현실이 반영된 모습이다.
탈출구가 없다는 지적도 납득이 간다. 당장 외인 투수를 교체한다 하더라도 시즌 중반 준수한 활약을 펼칠 외인을 영입하기는 힘들다. 응집력 없는 타선과 헐거운 불펜진, 거기다가 엔트리 제출 실수를 범하는 등 흔들리는 사령탑까지 처방이 필요한 환부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할지 알 수 없어 답답함만 가중된다.
롯데는 현재 8위 한화 이글스에 1게임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kt와의 3연전을 쓸어담고 상승 가도에 오른 한화다. 롯데가 이번주 kt-두산과의 6연전에서 삐걱거린다면 얼마든지 순위가 뒤집히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봄에만 상승세를 탄다고 해 '봄데'라는 별명이 붙여진 롯데다. 봄을 보낸 롯데가 어느 때처럼 가혹한 여름을 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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