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유수환 기자] 지난해 한미약품 사건(늑장공시) 이후 주춤했던 제약·바이오주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 이달 초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나머지 제약주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5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세가 높은 반면 광동제약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주가 오름세는 제약·바이오주의 특별한 호재 보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을 비롯한 일부 상위 종목의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5대 제약사(매출 기준) 가운데 한미약품의 주가 상승세가 가장 눈에 띄었다.
한미약품의 이달 28일 종가 기준 주가는 38만2500원으로 3개월 전인 3월 29일(30만1000원) 보다 약 27.07% 증가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기술수출 호재로 94만원대(2016년 6월 기준)까지 치솟았으나 계약 해지 및 늑장 공시 논란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올해 3월 한미약품의 주가는 32만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주가가 회복하면서 약 2개월의 기간 동안 29% 가까이 주가가 올라갔다.
한미약품의 평균 목표주가(이달 28일 종가 기준)는 44만71원으로 약 15.05% 상승 여력이 있다. 증권사가 5월부터 6월까지 제시한 목표주가는 35만~51만원이다.
녹십자의 주가는 이달 28일 17만5000원으로 3개월 전(15만8000원)과 비교해 약 10.75% 올랐다. 증권사가 제시한 녹십자의 평균 목표주가는 20만1273원으로 15.01%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목표주가가 가장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제약사는 종근당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종근당의 목표주가는 13만원에서 14만3000원으로 평균 14만1933원이다. 종근당의 이달 28일 종가기준 주가는 12만원으로 향후 18.27% 오를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어 종근당(8.59%), 유한양행(8.07%) 등이 3개월 전과 비교해 주가가 오름세를 보였다.
반면 광동제약은 실적 향상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이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동제약의 이달 28일 종가기준 주가는 8750원으로 3개월 전(8850원)에 비해 1.12% 감소했다. 5대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가가 하락한 것이다.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증권사가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1만5000원이었으나 이달 28일 기준으로 1만1000원까지 주저앉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기술수출 파기 논란이 있었으나 여전히 업계에서 가장 많은 파이프라인을 갖고 있다. 반면 광동제약은 의약품 보다는 유통영업과 생수영업의 의존도가 너무 크고 R&D(연구개발) 투자는 인색하다. 이 차이가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광동제약의 매출 대비(2017년 1분기 기준) R&D 비율은 1%에 불과하다.
제약·바이오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BNK투자증권 김현욱 연구원은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상승은 특별한 호재가 있기 보다는 시가총액 상위종목인 바이오기업의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일부 바이오업체가 주가가 오르자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가 높아진 것”이라면서 “하반기 이후도 제약·바이오주가 오를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28일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의 주가는 최근 3개월 동안 각각 53.40%, 26.3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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