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의자 도주부터 검거까지

‘골프연습장 여성 납치‧살인’ 사건 피의자 도주부터 검거까지

경찰 포위망 뚫고 도주 직후 서울로 잠입

기사승인 2017-07-03 16:22:56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 달아났던 피의자 심천우(31)와 강정임(36)이 사건 발생 10일 만인 3일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던 이들은 도주 후에도 좁혀오는 경찰의 포위망을 비웃기라도 한 듯 이들이 달아났던 경남 함안 주변이 아닌 서울의 모텔에서 붙잡혔다.

이들이 도주한 지난달 27일부터 검거된 이날까지 경찰 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도주 경로를 재구성해본다.

도주부터 검거까지 재구성

심씨 일당은 용의차량인 검은색 스포티지를 타고 지난달 27일 새벽 경남 함안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

경찰에 계속 쫓기던 이들은 결국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동생 심씨는 함안 한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밑에 숨어 있다가 오전 130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하지만 주범격인 형 심씨와 그의 여자친구 강씨는 인근 야산으로 달아난 뒤 종적을 감췄다.

경찰은 그로부터 2시간 뒤 형사 등 100여 명을 동원해 이들이 달아난 야산 등을 집중 수색했지만 조기 검거에 실패했다.

경찰은 도주 다음날이자 사건 발생 5일째인 지난달 28일 공개수사로 전환하고 이들을 공개수배했다.

이후 매일 1000~13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해 함안과 인접 지역인 마산진주 등을 중심으로 샅샅이 뒤졌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수십 건의 시민 제보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오인신고로, 검거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러다 지난 2일 오후 서울의 한 모텔에 장기투숙한 남녀가 의심스럽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사건 발생 9일이 지나서야 이들의 행적이 처음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그런데 경찰이 이 모텔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하러 갔을 때는 마침 이들이 모텔을 빠져 나간 직후였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주변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이들이 이 사건 피의자로 의심돼 이날 오전 다시 이 모텔을 찾았다.

경찰이 다시 찾았을 때는 이들이 모텔에 다시 투숙한 뒤였다.

경찰이 바깥에서 출입문을 10분가량 두드렸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경찰은 이들이 2층 객실에서 1층 아래로 뛰어 내려 달아날 상황에 대비해 도주로를 차단했다.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한 순간 객실 문이 살짝 열리면서 경찰은 현장을 덮쳤고, 방안에 있던 심씨와 강씨를 붙잡았다.

검거 과정에서 이들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심씨는 경찰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사건 발생 10일 만에 피의자 3명이 모두 경찰에 붙잡혔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도주극도 막을 내렸다.

 

경찰 포위망 뚫고 도주 다음날 서울로 잠입

경찰 조사 결과 심씨와 강씨는 지난달 28일 이미 이 모텔에 일주일치 비용을 선지급하고 장기투숙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불과 하루 전날 새벽 함안에서 검거 직전 상황까지 몰렸었다.

경찰은 도주 직후 이들이 달아난 인근 야산 주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 야산 일대를 집중적으로 수색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이 도주 하루 만에 경찰 포위망을 뚫고 서울로 잠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결과적으로는 경찰 수색이 불발에 그친 셈이다.

경찰 공개수배 후 지난달 27일 새벽 함안 산인터널을 지나는 남녀가 있었다는 시민 제보가 있었다.

이 터널은 이들이 달아났던 함안의 한 야산 근처에 위치해 있다.

게다가 새벽 시간에 남녀가 인적이 드문 터널 안을 걸어가는 상황이 흔치 않는 점으로 미뤄 이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들은 도주 직후 이미 야산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헛탕을 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일단 이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잠입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당시로서는 경찰 수색 등 조처가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정확한 도주 경로나 범행 동기 등은 이들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한 창원서부경찰서는 심씨와 강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압송한 뒤 구체적인 범행 동기나 도주 경로, 여죄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10시께나 돼서야 창원서부서에 도착할 예정이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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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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