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납치‧살인’ 범행 동기‧도주 경로 윤곽 드러나

‘골프연습장 납치‧살인’ 범행 동기‧도주 경로 윤곽 드러나

기사승인 2017-07-04 15:27:42

[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지난달 24일 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발생한 여성 납치살인 사건과 관련, 지난 3일 주범이 붙잡히면서 그동안 의문이 제기됐던 범행 동기와 도주 경로 등 퍼즐이 맞춰졌다.

경찰 검거 직전 달아났던 심천우(31)와 강정임(36)은 경찰 포위망을 뚫고 사실상 전국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이들은 도주 과정에서 한 번도 경찰의 검문검색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경찰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랑구의 한 모텔에서 붙잡힌 심씨와 강씨를 창원서부서로 압송, 중간 수사 내용을 4일 발표했다. 

 

카드빚 독촉에 금품 노린 계획범죄에 무게 

지난 3일 서울에서 압송한 심씨와 강씨를 조사한 경찰은 이번 사건이 치밀하게 준비된 강도 계획범죄라고 잠정 결론내렸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애초 피해 여성이 아닌 골프 치는 한 남성을 범행 대상으로 특정해 지난 4월 지인들에게 범행 공모를 제의했다.

하지만 아무도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심씨는 6촌 동생 심모(29구속)씨를 범행에 끌어들였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이용할 케이블 타이와 마대자루 등을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금품을 노린 강도 사건에 무게를 뒀다.

심씨는 경찰 조사에서 카드 연체대금 등이 2600여 만원으로 독촉을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심씨 진술 등을 토대로 수천만원의 카드빚 때문에 금품을 노리고 이번 사건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계속 조사하고 있다.

 

경찰 포위망 뚫은 도주 경로 드러나

범행 동기와 더불어 가장 의문이 제기됐던 도주 경로도 윤곽이 드러났다.

지난달 27일 오전 120분께 용의차량을 타고 가면서 경찰에 쫓기던 이들은 함안군 가야읍 검안리 일대에 차량을 버리고 인근 야산으로 도주했다.

동생 심씨는 인근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 밑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심씨와 강씨는 이 야산에서 2시간가량 숨어 있었다.

경찰도 이 때 형사 등 100여 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색했지만 조기 검거하는데 실패했다.

산에서 내려온 이들은 남해고속도로 마산 방향 산인터널을 지났고, 다시 고속도로를 걷던 중 정차해 있던 한 트럭을 발견했다.

이들은 이 트럭 운전기사에게 “5만원을 줄테니 부산까지 데려 달라고 했다.

이들은 부산 주례 쪽에 도착한 뒤 인근 모텔에 투숙했고, 이후 새 옷을 사서 갈아입고 택시를 타고 같은 날 오후 7시께 대구에 도착했다.

대구의 한 모텔에 투숙한 이들은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720분께 서울행 시외버스를 타고 동서울고속터미널에 도착했다.

서울에 도착한 이들은 같은 날 오후 4~5시께 중랑구 한 모텔에 일주일치 투숙비용을 지불한 뒤 지난 3일 경찰에 붙잡히기 전까지 이곳에서 계속 은신해 있었다.

사건 발생부터 검거까지 이들은 창원(납치)고성(살해)진주(시신유기)광주(현금 인출)순천(머리 손질)함안(공범 검거 및 주범 도주)부산(도주택시)대구(도주버스)서울(주범 검거)을 돌아다녔다.

사실상 전국을 활보하고 다닌 셈이다.

특히 심씨와 강씨는 도주 과정에서 택시나 시외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지만 그 사이 경찰의 검문검색은 없었다.

이들이 경찰 포위망을 뚫고 서울의 모텔에 은신해 있을 때 경찰은 이들을 놓쳤던 함안과 인접 지역인 마산진주 일대에 1000여 명의 경력을 동원해 집중 수색을 벌였다.

경찰은 지난 3일 오전 10시께 전국 일제 검문검색을 실시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10분 뒤 심씨와 강씨는 시민 제보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 수사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범 심씨 시신 유기는 맞지만 살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심천우는 경찰 조사에서 시신을 유기한 것은 맞지만 살해하지는 않았다는 모호한 진술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피해 여성의 사망 원인은 경부압박질식사로, 목이 졸려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주범으로 지목된 심씨가 살인 혐의를 부인하면서 피해 여성이 왜, 어떻게 살해됐는지 등은 여전히 의문이다.

경찰은 심씨 진술이 모순된다고 판단하고 동생 심씨와 강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금명간 심씨와 강씨에 대해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kkang@kukinews.com

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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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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