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박희준(25·여)씨는 최근 엄지손가락이 뻣뻣해지고 저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고 호소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한 날 특히 심해진다며 스마트폰을 받치는 새끼손가락 통증도 함께 나타난다고 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가 보편화된 요즘, 박 씨와 같이 손가락과 손목에 이상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엄지와 검지, 그리고 손목의 반복적으로 사용이 질환으로 이어진 것이다.
스마트폰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향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만 3세 이상 69세 이하 스마트폰 이용자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7%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 등 젊은 층에서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아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건초염과 수근관증후군이다. 건초염은 우리 몸의 힘줄과 신경이 지나는 터널내부가 다양한 이유로 좁아져 붓고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수근관(손목터널)증후군도 같은 기전으로 발생한다. 손목 앞쪽의 피부조직 아래에 있는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는 터널이 좁아져 신경이 손상될 경우 나타난다.
초기에는 손가락 또는 손목이 붓고 저리거나 뻑뻑하게 느껴지지만, 증상이 심한 때에는 손이 오그라들거나 굽어지고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 같은 증상이 손가락에 나타나면 보통 건초염으로, 손목에 나타나면 수근관(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일컫는다.
의료현장에서 건초염 및 수근관증후군은 흔한 질환 중 하나다. 한경진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 컴퓨터 타이핑, 피아노 연주, 스포츠 등이 원인인 환자들이 아주 많다”며 “자판을 두드리는 등 반복적인 동작으로 인해 손목과 손가락에 있는 터널 주변이 붓고 염증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개 40~50대 환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젊은 환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이른 시기부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수지질환의 발생시기가 앞당겨질 우려도 크다. 한 교수는 “탁구, 배드민턴 등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운동의 프로선수들이 나이 들어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힘줄에 무리를 주게 되면 발병이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건초염, 수근관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한 교수는 “가능하면 무리하게 활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손목이나 손가락이 뻑뻑하고 통증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찜질을 하도록 한다. 아침저녁으로 20분 정도 따듯한 수건으로 찜질하면 혈액순환이 증가해 혈액 내 재생세포의 순환을 돕는다. 회복이 빨라질 뿐 아니라 예방효과도 있어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도 권하고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그는 “모든 염증반응은 날씨가 쌀쌀해지면 심해진다"며 "가을·겨울에 접어들면 반드시 장갑을 착용하도록 하고, 요즘 같은 장마철에도 손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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