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린드블럼과 이대호는 롯데 후반기 반등의 키가 될 수 있을까.
롯데 자이언츠는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2017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을 시작으로 가을야구를 향한 레이스에 다시 시동을 건다.
롯데는 전반기가 끝난 현재 41승1무44패로 리그 7위에 처져있다. 4경기를 더 치르긴 했지만 5위 LG와는 2게임, 4위 두산과는 3게임차를 유지 중이다. 여전히 가을야구 가시권이다.
최근 경기력으로는 당장 순위를 뒤집는 게 쉽지 않다. 두산과 LG는 롯데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안정된 팀이다. 투타에서 큰 약점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롯데도 긍정적인 요소는 충분하다. 전반기 막바지에 선발과 불펜이 안정궤도에 올랐다. 에이스 박세웅은 체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9승3패 평균자책점 2.81로 맹활약 중이고 외인 투수 레일리도 최근 4경기에서 전부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기나긴 부진에서 벗어났다.
헐거운 뒷문도 새 얼굴들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손승락이 부상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배장호와 조정훈이 투입돼 ‘믿을맨’으로서 활약 중이다. 특히 7년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조정훈은 뛰어난 구위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롯데는 7월 팀 평균자책점 3.66으로 리그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이처럼 상승세에 있는 투수진에 방점을 찍을 선수는 조쉬 린드블럼이다.
롯데는 지난 12일 외인 투수 닉 애디튼을 방출하고 린드블럼을 대체 선수로 영입했다.
딸의 건강 문제로 올해 재계약이 불발된 린드블럼은 2015~2016년까지 활약한 롯데의 ‘옛 에이스’다. KBO 데뷔 첫 해인 2015년 무려 200이닝을 소화하며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맹활약했다. 지난해엔 다소 페이스가 떨어졌지만 후반기에 제 모습을 찾으며 기대를 자아낸 바 있다.
린드블럼은 22일 KIA 타이거즈전 등판이 유력하다. 린드블럼이 이전처럼 준수한 방어율을 유지하며 이닝이터 역할을 해준다면 롯데 마운드는 더욱 안정화에 접어들 전망이다.
타격감 회복은 숙제다. 롯데는 7월 팀 평균자책점 1위의 성적에도 11경기에서 6승을 거두는 데 그쳤다. 결정력이 아쉬웠다. 9일 SK전과 12일 한화전을 제외하면 전부 2점 차 이내의 승부였다. 이 기간 롯데의 팀 타율은 2할7푼4리로 리그 9위였다.
시즌 초반을 제외하면 전반기 롯데의 타격 성적은 절망적이다. 전반기 팀 타율은 2할8푼5리로 준수한 수준이지만 득점권 타율이 2할7푼6리로 8위, 병살타는 93개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침체 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키’는 이대호다.
이대호는 올 시즌 150억의 거액에 롯데로 복귀했지만 다소 아쉬운 모습이다.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수위타자에 오르기도 했지만 거듭되는 부진 끝에 현재는 타율이 8위까지 내려앉았다. 자연스레 롯데 타자들의 ‘이대호 우산효과’도 실종됐다.
3할3푼9리의 타율에 17홈런을 기록한 타자는 리그에 흔치 않다. 하지만 타격 지표를 면면히 따져보면 순도가 낮다. ‘이대호’라는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득점권에서의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3할4푼5리로 준수하다. 하지만 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권(128타석)에 들어섰음에도 타점이 46개(리그11위)에 불과하다. 총 타점으로 범위를 넓히면 63개로 리그 17위까지 처진다. 심지어 득점권 병살은 8개로 리그 2위다.
한 방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대호의 득점권 장타율은 4할7푼3리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소화한 81명의 타자 가운데 43위의 성적이다.
100억에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가 득점권에서 57타점(1위), 장타율 7할5푼9리(3위)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선두로 이끌고 있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결국 이대호가 타격감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대호만 부활한다면 롯데 타선은 이름값으론 KIA 타선에도 밀리지 않는다. 실제로 이대호가 맹활약한 지난 NC 3연전에서 롯데는 ‘NC 포비아’를 씻고 시리즈를 싹쓸이했다.
몰아치기에 능한 선수인 만큼 타격감만 올라온다면 이대호가 롯데의 후반기 스퍼트의 공신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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